[온라인 들썩]“숨진 경비원의 피맺힌 유서…마지막 외침을 들어달라”

입주민 갑질 시달리던 경비원 극단적 선택
“고인 억울함 풀어달라”…주민 청원에 36만 명 동의
가수 다비,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해자 관련 폭로
경찰 수사 착수…유족들, 갑질 방지 ‘최희석법’ 추진
  • 등록 2020-05-16 오전 12:30:51

    수정 2020-05-16 오전 12:30:51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온라인 들썩]에서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사연을 소개합니다.

주민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의 안타까운 사연에 국민적 공분이 일었습니다. 폭행 가해 의혹이 제기된 A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엔 3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고, 연예관계자로 알려진 A씨에 대한 한 가수의 추가 폭로까지 등장하며 논란은 이어졌습니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이중 주차된 A씨의 차량을 옮기려다 시비가 붙었고 이후 A씨로부터 폭언 및 폭행에 시달리다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앞서 최씨는 지난달 28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고(故) 최희석 씨가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초소 앞에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 풀어주세요”…36만 명 울린 청원

최씨의 사건은 지난 11일 같은 아파트 주민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며 알려졌습니다. 그는 “아침마다 먼저 오셔서 ‘안녕하세유’라며 인사해주시며 힘든 출근길에 웃음을 주시는 분이었는데, 허망하고 억울한 소식을 들었다”면서 “입주민의 갑질을 없애야 한다”며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청원을 본 누리꾼들은 공분했고, 지난 15일 오전 11시 기준 36만8000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이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습니다. 여러 시민단체가 모여 만든 ‘고(故)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은 지난 13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에 대해 상해 및 협박, 모욕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해당 아파트 주민이 올린 청원 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건 접하고 엉엉 울었다”…‘임계장 이야기’ 저자 글 화제

‘임계장(임시 계약직 노인장) 이야기’의 저자 조정진 씨는 최씨를 추모하는 글을 올려 많은 누리꾼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조씨는 공기업 정규직으로 38년 동안 일을 하다 2016년에 퇴직한 뒤 임시 계약직,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겪은 억울한 일들을 ‘임계장 이야기’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조씨는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자신이 인터뷰한 내용이 담긴 CBS 씨리얼의 유튜브 영상을 찾아 장문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아파트 경비원의 죽음을 알고 엉엉 울었다”며 “제 책에 쓴 내용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중 주차와 폭언·폭행, 억울해도 말할 곳 없는 설움. 나이 60이 넘어 아파트 경비원을 하는 노인이 살아보고자 아파트 경비를 했지, 죽으려고 노동을 했겠느냐”라고 했습니다.

이어 “이런 일을 막아보고자 혼신을 다해 노력했지만 너무도 무기력한 노인의 한 사람이라는 슬픔이 밀려온다. 유서에 쓰인 몇 자 안 되는 글씨에 눈물이 계속 난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남겨진 피맺힌 유서, 서너 줄 밖에 안되는 마지막 외침을 들어달라”고 했습니다. 해당 댓글에 5만20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고, 많은 누리꾼이 대댓글로 최씨를 추모했습니다.

‘임계장 이야기’의 저자 조정진 씨가 자신의 인터뷰 영상에 남긴 댓글 (사진=CBS 씨리얼 유튜브 캡처)
“경비원 폭행 주민, 매니저 시절 폭언 일삼아”…커뮤니티 달군 폭로

해당 사건은 일파만파 퍼졌고, A씨에 대한 가수 백다빈(활동명 다빈)의 폭로까지 등장했습니다. 백씨는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A씨가 전 매니저였다고 밝히며 2017년부터 2년간 활동하며 그에게 폭언 및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2년간 방송과 수익 공연이 하나도 없었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계약만료를 앞두고 갑자기 미팅에 불러 아르바이트 시간과 겹쳐 안 나간다고 했더니 제게 폭언을 했다”고 밝히며 그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대화에 따르면 A씨는 다빈이 앓고 있는 공황장애 등을 언급하며 폭언을 했습니다.

이후 백씨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성인 남자인 내게 했던 말과 행동을 경비원분께 똑같이 한 것 같은데, 피해자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싶었다”며 “A씨에게 원하는 건 없다. 다만 고인의 유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길 바랄 뿐”이라며 폭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북구청 앞에서 최희석 씨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 사회 갑질 막겠다”…유족들 ‘최희석법’ 추진

최씨의 유족은 지난 14일 갑질을 막을 수 있는 이른바 ‘최희석 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족은 “우리 사회 사각지대에서 멸시받고 무시 받는 직종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법”이라며 “경비원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은 물론 ‘최희석법’을 통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갑질을 완전히 끊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이나 희망의 전화, 생명의 전화, 청소년 전화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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