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의 안타까운 사연에 국민적 공분이 일었습니다. 폭행 가해 의혹이 제기된 A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엔 3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고, 연예관계자로 알려진 A씨에 대한 한 가수의 추가 폭로까지 등장하며 논란은 이어졌습니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이중 주차된 A씨의 차량을 옮기려다 시비가 붙었고 이후 A씨로부터 폭언 및 폭행에 시달리다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앞서 최씨는 지난달 28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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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의 사건은 지난 11일 같은 아파트 주민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며 알려졌습니다. 그는 “아침마다 먼저 오셔서 ‘안녕하세유’라며 인사해주시며 힘든 출근길에 웃음을 주시는 분이었는데, 허망하고 억울한 소식을 들었다”면서 “입주민의 갑질을 없애야 한다”며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청원을 본 누리꾼들은 공분했고, 지난 15일 오전 11시 기준 36만8000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이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습니다. 여러 시민단체가 모여 만든 ‘고(故)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은 지난 13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에 대해 상해 및 협박, 모욕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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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자신이 인터뷰한 내용이 담긴 CBS 씨리얼의 유튜브 영상을 찾아 장문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아파트 경비원의 죽음을 알고 엉엉 울었다”며 “제 책에 쓴 내용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중 주차와 폭언·폭행, 억울해도 말할 곳 없는 설움. 나이 60이 넘어 아파트 경비원을 하는 노인이 살아보고자 아파트 경비를 했지, 죽으려고 노동을 했겠느냐”라고 했습니다.
이어 “이런 일을 막아보고자 혼신을 다해 노력했지만 너무도 무기력한 노인의 한 사람이라는 슬픔이 밀려온다. 유서에 쓰인 몇 자 안 되는 글씨에 눈물이 계속 난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남겨진 피맺힌 유서, 서너 줄 밖에 안되는 마지막 외침을 들어달라”고 했습니다. 해당 댓글에 5만20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고, 많은 누리꾼이 대댓글로 최씨를 추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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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은 일파만파 퍼졌고, A씨에 대한 가수 백다빈(활동명 다빈)의 폭로까지 등장했습니다. 백씨는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A씨가 전 매니저였다고 밝히며 2017년부터 2년간 활동하며 그에게 폭언 및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백씨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성인 남자인 내게 했던 말과 행동을 경비원분께 똑같이 한 것 같은데, 피해자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싶었다”며 “A씨에게 원하는 건 없다. 다만 고인의 유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길 바랄 뿐”이라며 폭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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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의 유족은 지난 14일 갑질을 막을 수 있는 이른바 ‘최희석 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족은 “우리 사회 사각지대에서 멸시받고 무시 받는 직종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법”이라며 “경비원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은 물론 ‘최희석법’을 통해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갑질을 완전히 끊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이나 희망의 전화, 생명의 전화, 청소년 전화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