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vs 영풍 공방전 '점입가경'…내년 3월 주총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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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
여론전·소송전 등 갈등 격화
내년 주총서 이사회 재편 관건
  • 등록 2025-10-05 오전 8:00:00

    수정 2025-10-05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배구조 독립’을, MBK·영풍은 ‘경영 정상화’를 주장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로 맞서는 상황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분쟁 향방이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공방전은 지난해 9월 13일 영풍이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을 주당 66만 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75년간 동업 관계를 이어오던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의 관계도 이 사건을 계기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3월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고려아연 51기 주주총회가 열렸다.(사진=김성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유례 없는 ‘쩐의 전쟁’으로도 주목받았다. MBK·영풍이 공개 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 83만원으로 차례로 올리며 약 2조5000억원의 자본을 투입했다. 고려아연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자사주 공개 매수 가격을 89만원까지 높이며 3조 7000억원의 거금을 쏟아부었다. 양측은 수십 건의 소송을 주고 받으며 갈등이 심화했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올 3월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이 일단 승기를 잡았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에 지분율이 밀리던 터라 주총에서 불리한 상황이었으나 상호주 관계를 활용해 MBK·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를 활용해 ‘영풍→고려아연→썬메탈코퍼레이션(SMC)→영풍’의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었다. 이 경우 상법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25%)이 제한된다. 순환출자 구조에서 지배력 왜곡을 막기 위한 제도의 특성을 활용한 묘수였다.

양측은 지난 3월 주총 이후 잠시 휴전 상태를 이어갔다. 그러나 9월 들어 영풍 측이 SM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공모 의혹을 제기하며 재차 기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주총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지분율 기준으로는 MBK·영풍이 앞서고 있어 집중투표제를 감안하더라도 이사회에 인원 다수를 진입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집중투표제란 주총에서 여러 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한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여러 표를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어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용이한 제도로 평가 받는다.

최 회장 측은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11명을 이사회에 진입시켜 과반을 확보한 상태다. MBK·영풍 연합은 4명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사회 총원은 19명이지만 4명이 직무정지 상태라 15명이 활동 중이다.

다만 MBK·영풍이 이사회를 완전 장악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MBK가 대내외적으로 여러 악재를 겪고 있는 것도 변수다. MBK가 운영하는 홈플러스는 업황 악화와 부채 부담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2019년 인수한 롯데카드는 최근 해킹 사태를 맞아 여론이 크게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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