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세 속에 수요 폭증으로 골드바 판매가 중단되자, 금 액세서리까지 투자 목적 구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홈쇼핑에서도 금 액세서리는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물없이 투자 가능한 금 관련 금융 상품 가입자도 늘고 있다. 실제 이달 18일 신한·국민·우리은행의 골드뱅킹을 계좌 수는 28만 286좌로 1월 말 대비 2만좌 넘게 추가 개설됐다. 같은기간 골드뱅킹 잔액은 7528억원에서 9001억원으로 19.6%(1473억원) 더 늘어났다.
금 수요가 액세서리와 골드뱅킹 등까지 번지면서,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10~20% 비싼 이른바 ‘김치프리미엄’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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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선 김치프리미엄의 주요 원인으로 △국내 금 보유·유통량 대비 지나친 가수요 △골드바 제작 방식별 가격차 △높은 원·달러 환율 등을 꼽는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전 세계 금의 총량은 18만 7200t(누적 채굴량)으로 각국 중앙은행 등 정부 보유량이 3만 6700t(19.6%), 민간 보유량은 15만 500t(80.4%)으로 추정한다. 우리 금 보유량은 한은 보유분(104.45t)을 포함해 약 533t으로 추산, 전 세계 금 총량의 0.28%에 불과하다.
은행권에선 국내 골드바 생산 방식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골드바는 시중 금은방 등에서 매입한 귀금속에서 금을 정련(추출·정제)하는 방식(한국금거래소)과 제련업체인 구리 제련과정 등에서 불순물을 정제해 금을 추출하는 방식(LS MnM)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귀금속에서 금을 정련해 골드바를 만들면 매입·운반 비용, 각종 수수료 등이 추가된다”며 “LS MnM 골드바는 광석(鑛石)에서 금을 추출해 국제 시세로 팔 수 있지만, 수요 폭증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1400원대의 높은 원·달러 환율도 김치프리미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윤종연 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처럼 국내 금 수요가 단기간에 크게 쏠려 생긴 현상”이라며 “국내·외 가격 괴리율이 크면 금값은 결국 평균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