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약 허가체계 확 바뀐다…제약업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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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허가특허연계제도 본격 시행
특허전략이 복제약 성패 좌우..특허소송 봇물 예상
글로벌제네릭업체와 전면전..수십개 제네릭 동시 독점권 확보 가능성
  • 등록 2015-03-09 오전 3:00:00

    수정 2015-03-09 오전 3: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오는 15일부터 허가특허연계제도의 본격 시행으로 복제약(제네릭)의 허가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특허 전략에서 강점을 가진 업체가 제네릭 시장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여기에 제약업계 전반으로 특허소송이 확대되면서 한동안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허가특허 연계제도란

한미FTA 합의사항으로 오는 15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허가특허연계제도는 제네릭의 허가를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와 연계해서 내주는 제도다. 지난 3일 세부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행 허가제도에서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와 무관하게 제네릭의 허가를 받고, 특허 침해여부는 당사자간의 소송을 통해 해결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허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네릭은 발매가 힘들어진다. 허가특허연계제도의 핵심은 ‘판매금지’와 ‘우선판매품목허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판매금지는 특허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특허소송 기간 동안 제네릭의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다.

앞으로 식약처는 최초 제네릭 허가신청시 신청사실을 특허권자에게 통보하게 된다. 이후 특허권자가 제네릭 발매가 ‘특허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면 해당 제네릭 판매는 9개월 동안 금지된다.

우선판매품목허가는 특허도전에 성공한 제네릭에 부여하는 혜택이다. 가장 먼저 특허도전에서 승소한 제네릭은 9개월 간의 독점 판매권(우선판매품목허가)을 확보하게 된다. 9개월 간 다른 제네릭의 진입 없이 해당시장에 오리지널 의약품과 1대1로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얻으려면 가장 먼저 특허소송을 청구하거나 승소하고, 가장 먼저 허가를 신청해야 하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허가 신청이 가장 빨랐더라도 특허소송에서 경쟁사보다 늦게 승소하면 독점판매권을 받을 기회는 사라진다. 허가신청은 같은 날 허가신청서를 접수하면 동시에 청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오는 16일 50개 업체가 제네릭의 허가를 신청한다면 모두 허가를 가장 빨리 신청했다는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허가특허연계제도 도입 후 복제약 허가체계(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전략이 제네릭 시장 성패 좌우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국내제약사들은 제네릭 제품의 우선판매품목허가 획득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 현행 허가체계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거나 제네릭이 특허소송에서 승소하면 수십개의 제네릭이 동시에 시장에 진입, 한정된 시장을 놓고 나눠먹기식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경쟁사보다 9개월 먼저 단독으로 제네릭 시장을 선점하면 해당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얻게 된다. 반대로 경쟁사에 제네릭 시장 선점을 뺏기면 치명적인 타격은 불가피하다. 특허전략이 곧 시장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를 통해 국내제약사의 특허도전이 촉진되고 경쟁력있는 제네릭 개발로 해외진출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네릭 업체와의 정면대결도 불가피하다. 기존에는 국내업체들이 막강한 영업력을 앞세워 제네릭 시장을 선점해왔지만 다국적제약사가 제네릭 독점권을 가져갈 경우 국내업체들은 안방에서 제네릭 시장마저 내줘할지도 모른다.이미 세계 1위 제네릭 업체 테바는 지난 2012년 한독과 손잡고 한국법인 한국테바를 설립했다. 미국 제네릭 업체 알보젠도 국내제약사 근화제약, 드림파마 등을 인수하는 등 국내 제네릭 시장을 정조준 한 상태다.

국내제약 무더기 독점판매권 공동 확보 가능성

제네릭 허가 전략도 전면 바뀌게 된다. 향후 제네릭 발매 계획이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해 특허심판을 먼저 진행해보고 승소하면 제네릭 허가를 신청하는 전략이 확산될 전망이다. 다만 제약사들의 특허심판 정보가 공유될 수 있어 수십개 업체가 공동으로 특허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특허심판의 경우 최초 심판으로부터 14일 이내에 청구하는 제네릭은 모두 가장 먼저 청구한 것으로 간주된다. 예를 들어 A업체가 3월 15일에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했고 B, C, D 업체가 3월 29일까지 같은 내용의 특허소송을 청구하면 A, B, C, D 업체 모두 최초 심판청구자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특허소송에 가담한 업체 모두 우선판매품목허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특허심판청구사실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방침이다. 경쟁업체가 단독으로 제네릭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수십개 업체들이 동시에 특허소송에 가담하는 전략을 펼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안소영 국제특허법률사무소의 안소영 변리사는 “허가특허연계제도는 당초 특허도전에 성공하는 제네릭 업체에 독점권을 주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는데 수십개 제네릭업체가 특허소송에 참여하고 독점판매권도 수십개 업체가 동시에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특허소송이 제네릭 시장 진입을 위한 통과의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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