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19일 원영준 전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신보중앙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통상 기관장이 바뀌는 경우 취임일성을 포함한 보도자료를 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보중앙회장의 취임 소식은 언론보도로 알려졌다.
새로운 기관장의 취임은 주요 행사인만큼 신보중앙회에서는 취임식 관련 보도자료를 준비했지만 배포되지 않았다. 신보중앙회측에서는 ‘이런 시국’에 회장 취임 보도자료 배포 여부를 주무부처인 중기부에 문의했지만 중기부는 “잘 판단하시라”는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는 게 이유다.
이런 시국이라는 말에 대해 관가에서는 말이 많다. 탄핵 정국을 맞아 중단했던 정부 산하기관장 인사 절차를 다시 진행하면서 ‘낙하산’, ‘알박기’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나와서다.
그런 비판이 두려웠다면 취임식을 여는 건 괜찮은가, 그 전에 공석인 기관장을 인선하는 게 맞는지도 의문이다. 이런 시국에도 불구하고 취임식까지 했는데 단순히 외부에 알리지만 않으면 될 것이라고 판단한 중기부와 신보중앙회의 사고 수준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작년 12월에는 노후화된 인터넷 업무환경 개선 사업을 완료했다고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고작 낡은 인터넷망을 바꿨다고 홍보하는 기관이 회장 선임은 모른 척 지나가려 했다. 부처 8년차를 맞이한 중기부의 시스템 부재가 암담하다.
신보중앙회는 매출 규모 5억원 미만 영세 소상공인들의 부족한 담보력을 보증해 자금 융통을 돕는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보증규모가 23조원에서 46조원으로 두 배 늘었을 만큼 중요도가 커졌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금융기관의 법정 출연요율도 0.04%에서 0.07%로 한시적이나마 높일 수 있었다. 이런 시국’이니 더 빨리 취임해야 하고 더 섬세하게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소상공인정책관, 소상공인정책실장을 두루 거친 전문가인 원 회장의 취임을 알박기 인사처럼 보이게 한 건 도리어 신보중앙회와 중기부의 한가한 인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