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의대와 아파트의 나라 ‘대한민국’

  • 등록 2025-04-28 오전 5:57:00

    수정 2025-04-28 오전 5:57:00

(사진=챗GPT)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대한민국은 ‘기적의 나라’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유일무이한 국가다. 해방 이후 극심한 좌우대립은 분단과 전쟁으로 이어졌다. 반등의 계기는 근대화의 성공이었다. 세계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90년대말 IMF 외환위기를 겪었지만 이제 우리는 ‘반도체·자동차·배터리’라는 미래 먹거리까지 확보했다. 정치적 안정도 놀랍다. 쿠데타와 장기집권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교체는 일상이다. 최근 대한민국의 파워는 더욱 커졌다. 강남스타일로 시작해 BTS, 블랙핑크를 거쳐 기생충, 오징어게임까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정도다. 백범 김구 선생이 그렇게도 염원했던 ‘문화의 힘’이다.

“할아버지는 후진국에서, 아버지는 중진국에서, 자녀는 선진국에서 태어났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부러워한다. 다만 우리의 시선은 정반대다. 대한민국은 시름시름 앓고 있다. 한때 유행했던 ‘수저계급론’으로 상징되는 헬조선 담론이 되살아나고 있다. 세계 최저 출산율이 그 증거다. 이대로 계속 가면 대한민국은 세계 지도에서 사라리질 수도 있다. 그야말로 비상상황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단언컨데 현 단계 대한민국 사회에서 최대 논란의 키워드는 의대와 강남 아파트다. 사교육비와 부동산으로 상징되는 난제 중의 난제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들이다. 해결책을 고심하지만 현실적 제약에 포기하고 만다. 의대와 아파트라는 표현에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모순들이 풀리지 않은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일단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는 핵심 키워드다. 강남이 아니라도 수도권 아파트 전세조차 힘들다면 결혼이 쉽지 않다. 출산·육아 걱정에 과도한 사교육비까지 고려하면 출산도 두렵다. 이뿐만이 아니다. 의대와 아파트는 단순한 교육·입시 또는 주거 안정성의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가로막고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부족 자원이 없다. 오직 인적자원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언제부터인가 이과 최고 두뇌는 이공계를 포기하고 의대로만 향했다. 의대를 정점으로 대학서열화가 완성됐다. 한국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생각하면 걱정스럽다. 또 의대는 고3 현역이 아니라 재수·삼수를 해야만 입학 가능한 철옹성이다. 개천용 사회라는 말은 이제 자취를 감췄다.

부동산 문제는 더 심각하다. 규제 문제로 역대 정부가 오락가락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이제 누구도 해결할 수 없다는 자포자기가 만연하다. 수도권·비수도권, 강남·비강남의 격차는 그야말로 넘사벽이다.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빈부격차는 사회 안정성마저 뒤흔든다. 아울러 과도한 대출부담에 따른 가처분소득의 부족은 전방위적인 내수부진으로 이어진다. 만에 하나 거품이라도 터진다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악몽을 우리도 감내해야 한다.

이제 곧 대선이다. 수많은 공약들이 난무할 것이고 대선 이후에는 또 잊힐 것이다. 그래도 사교육비와 부동산 문제만큼은 여야간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으며 한다. 어쩌면 트럼프발 관세전쟁보다 더 중요한 이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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