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대한 모든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수십년간 지속됐던 대 시리아 제재를 전면 해제하고 정책 전환에 나선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 연설에서 “시리아에 위대함의 기회를 주기 위해 제재 중단을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동 4일 순방의 첫 공식 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오랜 세월 비극과 전쟁, 참사를 겪어온 시리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며 “이 정부가 국정 안정을 이루고 평화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보고 싶은 그림이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행정부는 미국과 시리아 간 10년 넘게 단절된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첫 걸음을 이미 내디뎠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1979년부터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2004년과 2011년에는 추가 제재가 부과됐다. 특히 2011년 당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미국은 대대적인 제재를 시행했다. 그 후 약 14년간 시리아는 내전과 종파 갈등, 이슬람국가(IS)의 점령 및 서방 주도의 공습 등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반(反)아사드 민병대의 전격적인 공격으로 아사드 정권이 붕괴되며 국제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고, 시리아 재건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현재 시리아 과도정부를 이끄는 인물은 아흐메드 알 샤라로, 과거 알카에다 조직원 출신이다.
현재 미국은 시라아에 대해 △무기수출 금지 △미국 정부의 재정지원금지 △이중용도 기술 수출 제한 △미국기업의 수출·투자금지 △시리아 정부와의 금융거래 차단 △시리아 중앙은행, 석유·가스 산업, 항공사(Syrian Air) 등 주요 기관 제재 대상 포함 △시리아 국적 항공기 및 선박에 대한 미국 항만 접근 금지 등 각종 제재를 부과한 상태다.
트럼프는 이날 제재를 “가혹하고 마비를 초래한 조치”라고 규정하며 “이제는 그 기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시리아가 빛날 시간”이라며 “모든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행운을 빈다,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가 해낸 것처럼 정말 특별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