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 지난 3일 베트남 호찌민시에 대구은행 사무소를 개설했다. 오랜 준비기간을 거처 개소한 사무소는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기업과 국내로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수집과 베트남 금융시장의 동향파악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늦어도 3년 이내에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처음 사무소 개소를 위해 베트남 공항을 내렸을 때 더운 공기가 콧속으로 확 밀려들어 와 숨이 막혀옴을 느꼈다. ‘아! 열대지방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호찌민시에 도착해 밀려오는 오토바이 행렬을 보고 또 한 번 숨이 막혔다. ‘아! 베트남. 무한한 잠재력과 끈질긴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무서운 나라.’ 순간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나라에 대구은행의 새로운 영토를 만들어야겠다는 각오와 무거운 책임감이 들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고 현지 고객과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쉽지 않은 이 나라에서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저 멀리 붉은빛이 내려앉은 사이공 강의 저녁노을 바라보며 해외진출 성공전략을 정리해 나갔다.
먼저 지역 전문가를 육성하고 현지 인력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해외 인사관리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지에 파견되는 국내 인력은 언어를 포함한 현지 사정에 밝을수록 지역민과의 유대가 강화되고 영업도 수월할 것이다. 현지의 우수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고 또한 이러한 현지 인력을 트레이닝 시켜 한국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현지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현지 전문가 양성과 우수 현지인을 채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다음은 해외진출국의 경제 및 금융 환경 등을 고려한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기업과 거래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지역에 점포를 개설해 그 기업들이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진출국의 현지상황에 맞는 금융상품을 개발해 현지 기업 등에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선진 금융서비스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조기 현지화에 주력해 지역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진출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생활습관과 행동양식을 사전에 인지해 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늘진 곳을 찾아가 도와주고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등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스크관리의 강화와 진출국의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해외점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체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리스크 관리와 업무 효율화를 위해 업무프로세스와 후선업무에 대한 시스템도 정교화해야 한다. 또한 진출국의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금융시스템과 기법 등을 전수하고 현지인의 금융교육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성공은 준비된 자의 것이요 행동하는 자의 것인 것처럼, 이러한 전략을 잘 준비해 충실히 수행한다면 운명의 여신은 우리 편에 서게 될 것이다.
어느덧 호찌민의 새벽이 밝았다. 어떤 새벽일까. 어떤 빛일까. 어려운 금융시장과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우리가 꿈꾸는 희망의 빛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감히 그 빛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오롯이 자리하고 있다고 믿는다. 내 가슴에 가득한 희망나무 한 그루를 호찌민에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