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샌더스의 승복이 주는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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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6-07-28 오전 6:00:00

    수정 2016-07-28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힐러리 클린턴 전(前) 국무장관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클린턴 전 장관보다 더 돋보였던 것은 그녀의 라이벌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이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샌더스 지지자들은 단단히 뿔이 났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전국위원회 인사들이 샌더스 캠페인을 방해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일부 샌더스 지지자들은 클린턴 이름이 나올 때 야유를 퍼부었다. 전당대회 당일엔 민주당을 비난하는 행진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샌더스는 초연했다. 그는 당원들에게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뚜렷하게 밝히며 민주당의 단결을 호소했다. 이제까지 경선 과정에서 느낀 클린턴의 경험과 정책을 치켜세우며 민주당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연설에 클린턴 남편이자 전 대통령이기도 한 빌 클린턴도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반면 공화당 상황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와 경쟁한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은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이름을 끝끝내 말하지 않았다. 그는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고 말할 뿐이었다.

물론 각 당 상황이 다르고 샌더스와 크루즈의 경험 역시 다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샌더스는 대선이라는 더 큰 그림을 봤고 크루즈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샌더스는 이번 승복으로 당내 더 탄탄한 기반과 존중을 얻은 반면 크루즈는 여전히 트럼프의 경쟁자로 남았을 뿐이다.

한국 정당에서도 역시 크고 작은 선거들이 펼쳐진다. 대선 후보를 추리는 것은 물론 당 대표나 원내대표를 뽑을 때도 선거 방식을 사용한다. 가장 민주적 방식으로 리더십을 가릴 수 있는 만큼 선거를 택하는 곳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승리만 바라보고 경쟁하던 감정의 골을 넘지 못해 탈당을 하거나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선거 전에는 승복을 전제로 하지만 패배한 후에는 기존 약속을 잊고 적으로 돌아서기도 한다. 그렇기에 선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거 뒤이다. 승복을 택한 샌더스의 태도는 미국을 넘어 우리 정치와 생활에도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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