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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율 3% 넘겨 9년 만에 최고치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2%포인트(p) 상승한 3.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최고치 기록이다. 최근 1년간의 물가에 대한 판단인 물가인식도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3.2%를 기록해 2013년 3월(3.2%) 이후 9년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생산자 물가 등 물가 지표가 상승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로 인한 소비측 물가 압력도 더해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작년 연말 이후 2%대 중후반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에 원자재 가격, 곡물 가격 등이 급등한 올해부터 급격히 오른 모습을 나타냈다. 한 달 전인 3월 2.9%로 3%대에 근접하더니 이달엔 3%를 넘긴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를 넘긴 것은 2010년 유럽재정위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경기 충격으로부터 회복하기 시작한 뒤 물가가 오른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비중은 석유류제품(75.2%), 농축수산물(37.1%), 공공요금(33.9%)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농축수산물(4.5%포인트), 공공요금(2.4%포인트)의 응답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제품(-8.5%포인트) 비중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확대 시행 등에 감소했다.
황 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조사한 것은 2008년 이후부터인데 고물가 시기이던 당시를 제외하면 저물가가 이어졌었고 2010년대 초반 일본 지진, 유럽 재정위기 등을 경제 위기를 거치고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물가가 뛰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를 나타냈었고 지금도 코로나19 위기 이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고 실제로 소비자물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3월 4.1%로 10년 3개월만에 4%를 넘어서면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도 4% 혹은 4%에 가까운 수준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리수준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 역시 전월 대비 5%포인트 오른 141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로 올랐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올 4월까지 9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네 차례 인상해 1.50%로 올려두었으나, 물가 상승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고 길게 이어지는 점과 미국 통화정책 긴축 가속화 등을 고려하면 올해 추가 상승 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물가, 금리 수준 전망 뿐만 아니라 윤석열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출 규제 완화 기조에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도 커진 모습이다.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반영한 주택가격전망CSI는 전월대비 10포인트 상승한 114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00 아래로 하락했지만 두 달 연속 오르는 모습이다.
한편,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방역조치 완화 여부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다가 전월 대비 0.6포인트 오른 103.8을 기록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