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법관 생활을 하면서 처음 겪은 초유의 사태”라는 천 처장의 말대로 이번 사건의 충격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사법 체계를 위협하고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대법관들은 폭동으로 난장판이 된 시설 및 집기의 복구와 업무 정상화 방안, 정신적 충격을 받은 서울서부지법 법관과 직원들에 대한 심리치유 시행 방안 등을 논의했다지만 완전한 복구와 수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주목할 것은 사법부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는 천 처장의 발언이다. 그는 “일부라도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게 있다면 사법부가 좀 더 반성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정치인 관련 사건의 재판에 대해 공정성 시비가 잦아지면서 사법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음을 우려한 내부 목소리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법치를 위협하는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 이를 두둔, 선동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의사를 폭동과 같은 불법행위로 표현하거나 그런 행위를 두둔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사태 가담자들과 배후에 대한 엄벌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