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25%라니" 황제주 등극 삼양식품…"불닭 성공, 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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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주 등극한 삼양식품]①
삼양식품, 주가 100만원 돌파…식품업계 '유일'
'불닭' 하나로 해외매출 연 1.6조·영업이익률 25%
성공 키워드는 '제품력·문화적 트리거·현지화 전략'
"밀양2공장 가동 모멘텀…성장 지속 전망"
  • 등록 2025-05-19 오전 6:00:00

    수정 2025-05-19 오전 7:31:09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삼양식품(003230)이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을 앞세워 주가 100만원을 돌파,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현재 식품업계에서 주가 100만원이 넘는 기업은 삼양식품이 유일하다. 이는 K푸드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증명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삼양식품의 황제주 등극은 해외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주도했다. 최근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삼양식품은 지난 2016년 26%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23년 68%, 2024년 77%까지 끌어올렸고 지난 1분기에는 80%를 돌파했다. 1분기 기준 해외 매출액은 4240억원으로 단순 환산시 연간 1조 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해외시장에선 가격 책정이 자유로운 데다 환율 상승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률도 25%에 달했다. 국내 식품업계 평균(3~7%)과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이는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과 한국 식품산업의 질적 도약, 그리고 해외 성장 잠재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삼양식품 성장의 중심에는 ‘불닭볶음면’이라는 하나의 브랜드가 있다. 불닭볶음면은 단순한 매운라면을 넘어 전 세계 87조 라면 시장을 뒤흔드는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강렬한 매운맛(혁신적인 제품력)과 소셜 미디어 챌린지(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현지 메인스트림 유통채널 진출(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도전과 놀이문화의 상징이 된 것. 일각에선 “삼양식품이 운이 좋았다”고 평가절하하지만 시가총액 8조 9000억원, 주가 100만원이라는 기록적 성과는 결코 ‘운’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디지털-핏 마케팅, ‘운’ 아닌 ‘전략’

불닭볶음면 성공의 이면에는 소비자와 시대 변화에 맞춘 마케팅 혁신, 그리고 현지화된 글로벌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처음엔 매운맛 마니아를 겨냥한 틈새 상품이었지만, 단순한 맛의 강도를 넘어선 강렬한 매운맛은 SNS, 먹방 문화와 결합하며 전 세계적으로 ‘도전’과 ‘공유’라는 놀이로 소비자 심리를 자극했고, 유튜브·틱톡 등에서 ‘불닭 챌린지’가 바이럴되며 팬덤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대표적으로 ‘영국남자’ 등 글로벌 인플루언서의 먹방 콘텐츠가 수억 뷰를 기록하며, 불닭볶음면은 세계인의 도전 대상이자 놀이가 됐다.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을 간파한 삼양식품은 전통적 매체 중심 마케팅에서 벗어나 디지털-핏(소셜 중심) 마케팅으로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했다.

유튜브,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소비자 스스로가 콘텐츠를 만들고, 브랜드를 놀이와 경험의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했다. ‘불닭 파티’, ‘스플래시 불닭’ 등 소비자 감정에 공감하는 이벤트는 5000만뷰 이상의 화제성과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삼양식품은 ‘얼마나 자연스럽게 대중의 액션을 유도할 수 있는가’, ‘타깃 고객의 정서와 공감할 수 있는가’ 등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향했다. 미국·중국·UAE·영국 등에서 열린 글로벌 체험형 이벤트는 브랜드의 현지 팬덤을 견고히 했다.

삼양식품은 덴마크 리콜 사태도 위기 대응을 넘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지난해 6월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은 ‘너무 맵다’는 이유로 불닭볶음면 3종(핵불닭볶음면 2x, 3x, 불닭볶음탕면)에 대해 리콜을 결정했다. 이 조치는 BBC, AP, 워싱턴포스트 등 세계 주요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오히려 불닭볶음면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당시 삼양식품은 덴마크 측의 캡사이신 측정법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하며, 국내 공인기관의 과학적 데이터를 제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리콜 한 달 만에 불닭볶음면 2종(핵불닭볶음면 2x, 불닭볶음탕면)은 판매가 재개됐다.

삼양식품은 리콜 해제에 만족하지 않고 코펜하겐에서 ‘불닭 스파이시 페리 파티’를 열고, 현지 인플루언서와 소비자 120명을 초청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팬덤을 강화했다. 이 행사는 현지 언론과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위기가 오히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확장에는 각국의 식문화와 트렌드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일본에는 편의점 중심의 컵라면, 중국에는 대용량 패키지, 유럽에는 건강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비건 제품 등 맞춤형 제품을 선보였다. 즉 각국 식문화와 소비 트렌드에 맞춘 맛·포장·인증(할랄 등) 등 맞춤형 제품과 까르보·핵불닭·짜장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소비자 취향을 세분화했다. 또 현지 언어로 제작된 마케팅 콘텐츠와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는 글로벌 팬덤을 견고히 했다.

김정현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통상 구전 마케팅은 기업에서 의도적으로 만든 경우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면서 “불닭볶음면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레시피와 바이럴 마케팅을 공유했던 데다 삼양식품도 MZ 세대들이 원하는 것을 잘 짚어내면서 시너지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2024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광고 (사진=삼양식품)
◆성장 모멘텀 지속 가능성…밀양2공장 가동 ‘임박’

삼양식품의 고성장세는 생산능력 확대와 맞물려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준공되는 밀양2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이 기존 18억개에서 25억개로 늘어나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되고, 북미·유럽 등 전략 시장 공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2027년 중국 신공장 가동을 통해 제품 생산 능력(CAPA)이 기존 생산량 대비 78%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불닭볶음면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신공장 가동은 실적이 퀀텀 점프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외형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수 둔화로 한계가 명확해진 국내 음식료 시장에서 삼양식품은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로 라면을 만든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으로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면서 “리스크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한 저력이 있는 데다 식품 관련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어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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