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기금형 퇴직연금]내년 총선 앞두고…다른 법안에 밀려 일정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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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5개월째 법안 국회 계류…제대로 논의 안돼
수익률 제고로 이어질지 등 실효성 논란도 제기
  • 등록 2019-09-09 오전 5:00:00

    수정 2019-09-09 오전 5:00:00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정부가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1년 5개월이 지났으나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 일정이 불확실한데다 주요 법안에 밀려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에선 실효성 논란을 제기하기도 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은 작년 8월 고용노동소위원회로 넘어갔으나 1년간 소위에서 한 번도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논의가 안 되는 상태에서 퇴직연금 관련 법안이 쌓여가고 있다”면서도 “몇 달 전 기금형 퇴직연금 전문가 간담회 등이 소규모로 열리는 등 물밑에선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물꼬만 트이면 언제라도 국회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퇴직연금의 63.8%가 DB형(확정급여형)으로 회사가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자로 선정된 은행, 보험, 증권 등의 금융사가 각자 알아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계약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작 퇴직연금을 받게 되는 근로자 자신은 회사에 의존한 채 어떤 자산을 운용하는지에 대해 선택할 권리가 없다. DC형(확정기여형)은 근로자가 자신이 직접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지시할 수 있지만 금융지식이 높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보니 작년 DB형의 연간 수익률은 1.46%인 반면 DC형(기업형IRP 포함)은 0.44%로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퇴직연금 수탁법인을 설립하고 근로자·사용자·자산운용 전문가를 이사로 둬 퇴직연금사업자 등에게 자산 관리 업무를 맡기는 방식이다. 노사가 합의해 투자 운용자산 등을 선택하자는 취지다. 개별 회사별로 수탁법인을 만들 수도 있지만 군인연금, 공무원연금처럼 IT근로자, 자동차근로자 등 산업군별로 나눠 연금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김병덕 한국연금학회장은 “현재의 계약형 퇴직연금은 통상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의사결정을 하는데 임기 2~3년 내에 위험투자를 해서 손해를 보면 안 되는 쪽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진다”며 “20~30년간 운용하게 되는 퇴직연금과는 맞지 않는 의사결정 체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더라도 실효성 논란은 남아 있다. 안병갑 환노위 입법조사관은 검토보고서에서 “기금형을 도입한 선진국들은 근로자 사망시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확정급여형 구조를 채택해 적립금 수익률이 확보되지 않으면 퇴직급여 지급 부담으로 기업이 도산하게 되고 근로자 역시 퇴직급여를 받지 못할 위험이 있어 수익률을 높일 유인이 크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일시금 형태로 퇴직금이 지급돼 적립금을 외부에서 운용할 유인이 크지 않고 DB형의 경우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퇴직급여로 받게 돼 수익률이 높아지더라도 퇴직액이 변하지 않아 수익률 개선에 관여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해도 기업들이 적극 나설지에 대한 회의론도 존재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금형 퇴직연금을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운용사는 환영하지만 (대기업 계열의) 보험사 등은 싫어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이 큰 만큼 기금형 도입이 용이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보험 등의 금융계열사가 있고 계열사들은 이들 금융사에 퇴직연금의 상당 부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쉽게 바꿀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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