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는 이번 중동 전쟁이 금융시장의 방향을 바꿀지 여부는 결국 유가 상승 폭과 전쟁 지속 기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면 글로벌 증시는 기존 상승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장기간 유지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 소비 심리까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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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의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에 국제유가는 겉잡을 수 없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6일(현지시간) 배럴당 92.69달러로 마감해 한 주 동안 28% 상승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6% 오른 배럴당 90.90달러를 기록했다. WTI의 주간 상승률은 1983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월가에서는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경제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클라우디오 이리고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지속될 경우 경제에 ‘비선형적 충격(non-linear effects)’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갑자기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BofA는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미국 경제 성장률이 약 0.6%포인트 이상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두 배 수준까지 급등할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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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은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 경제는 고소득층 소비가 성장을 이끄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 계층은 주식 보유 비중이 높기 때문에 증시가 하락할 경우 소비 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저소득층은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최근 3일 동안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 갤런당 약 3.25달러까지 올라섰다. 이리고옌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이 추가로 약화될 경우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등에서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월가에서는 전쟁 자체가 곧바로 강세장의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재 미국 경제는 소비와 기업 투자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에서도 주요 지정학적 충돌 이후 S&P500 지수는 이후 1년 동안 평균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장 내부에서는 업종별 흐름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건스탠리는 과거 지정학적 충돌로 유가가 상승했던 시기를 분석한 결과 이런 환경에서는 가치주와 배당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군수 수요 증가 기대가 커지면서 방산 기업들도 수혜 업종으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가치주 및 배당주 지수에 많이 포함돼 있어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 때 투자 자금이 해당 스타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월가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지정학적 위기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성급하게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분산 투자를 유지하면서 해외 주식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채권 투자도 병행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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