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사장)이 최근의 가격 하락에 대한 독특한 현실 인식을 밝혔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산업 선진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전자 CIO(최고정보책임자) 포럼`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DDR3 주력 제품 등 D램 가격이 너무 올라 PC 업체가 D램 용량을 모두 줄였다"라며 "D램에 대한 시장이 줄고 PC 수요까지 줄어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PC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PC 업체가 메모리 용량을 확장하게 하는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 가장 큰 동기부여가 가격인데 가격이 급등하며 PC 시장 자체가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가격 정상화 시점에 대해서는 애초 예상보다 다소 일러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엘피다 등의 감산이 이뤄지면 인위적인 가격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 부사장은 "엘피다가 감산을 발표했지만 아직 실제 감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감산이 실제로 진행되면 인위적인 시황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점은 이르면 오는 2011년 1분기, 늦어도 2분기로 전망했다. 전 부사장은 "연말 PC 수요에 따라 시황 회복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황 악화에 따라 경쟁사가 공급 물량을 줄이면 2011년 하반기에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 이때 공급을 충분히 하기 위해 시황에 관계없이 16라인을 가동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 부사장은 끝으로 시황 하락 등 외부 상황에 관계없이 자체적 역량을 강화하는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시황이 하락하더라도 경쟁사가 쓸 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들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라며 "내부적 역량을 높이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