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예인의 '유리멘탈', 혼자 극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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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5-03-16 오전 8:43:55

    수정 2015-03-16 오전 10:00:23

이태임 김성민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배우 김성민이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 4년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도 전이다.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고,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끝에 구속됐다.

대중의 궁금증은 ‘왜, 또?’에 쏠렸다. 2편의 드라마로 대중에게 용서를 구한 그는 왜 같은 잘못을 반복했을까. ‘이제 잘 될 일만 남았네’라는 외부의 시선과 달리 그의 사정은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성민의 변호인은 “복귀 스트레스가 컸고, 최근 캐스팅도 잘 되지 않았다”며 죗값을 치르겠다고 했다.

‘86년생 섹시 트로이카’로 불린 배우 이태임. 연이은 예능프로그램 출연과 본업에 충실한 연기까지 전방위로 활동했던 그다. 최근 예능 녹화 현장에서 출연자에게 욕설을 하고, 드라마 현장에선 제작진과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며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태임 측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스케줄 고행, ‘S라인 몸매’에만 열광하는 대중의 반응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멘탈의 후퇴’다. 지난 2013년, 어떠한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의 ‘멘탈 갑(甲)’이란 표현은 사회 분위기를 반영했다. 2014년 상반기, 대한민국에 쏟아진 악재와 크고 작은 사건 사고는 사회를 지치게 했다. 정체성의 혼란, 미래의 불확신이 커졌고 방황하는 이들이 늘었다. 그 후로 1년. 요즘은 ‘유리멘탈’이라고 한다. 외부의 충격을 흡수할 여지도 없이 단박에 부서져 버리는 유리는 붙여도 자국이 남고, 언제 다시 깨질지 모른다. 약할 대로 약해진 ‘유리멘탈’은 요즘 연예인의 삶도 위협하고 있다.

연예인의 삶을 직장인 등 일반 대중과 비교해 ‘더 힘들다’고 말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미생’을 보며 공감했듯, 직장인에겐 지옥 같은 사회로부터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전쟁 같은 일터가 있다. 연예인에겐 그 일터가 보장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최근 자살로 생을 마감한 가요기획사 연습생 출신 고(故) 소진이 스포트라이트의 짙은 그림자에 비관하고, 김성민이 약의 유혹에 넘어가며 이태임이 상식적인 선을 지키지 못한 것은 모두 ‘유리멘탈’의 위협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난이 쏟아지지만 업계에선 공동의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 체계화된 틀이 마련돼야 한다. 출연작이 있어야 소속사가 배우를 관리하고, 활동 중이 아닐 땐 방치하게 되는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 ‘떴을 때 밀어부쳐야 한다’는 생각에 스케줄을 무리하게 잡고, 한가지 이미지로만 승부하려는 욕심은 건강하지 못하다. 복귀 스트레스와 가슴 크기에만 열광하는 대중의 반응을 극복해야 하는 건 더 이상 연예인 혼자만의 몫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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