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공연장에서 이지아를 만나다"

  • 등록 2011-04-23 오후 12:59:52

    수정 2011-04-24 오전 8:13:47

▲ 배우 이지아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2009년 3월 14일. 배우 이지아(33)가 서태지(39) 공연장을 찾은 날이다. '어, 무슨 일이지?' 낯설었지만 그 뿐이었다. '의심'이 들 여지는 없었다. 서태지의 공연장을 찾은 여배우는 이지아 뿐이 아니었다. 앞서 2008년에는 배우 이하나도 서태지 공연장을 찾아 우비를 입고 '헤드뱅잉'을 했다. 서태지의 '버펄로'(서태지 팬을 일컫는 말)는 두 사람 외에도 연예계에 여럿이다. 게다가 이지아는 평소 다양한 음악을 즐겨듣는 '세련된 귀'(?)를 가진 여배우로 유명했다. 놀랐지만 의아함이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지아는 당시 '핫한' 배우였다. 인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끝난 지 약 4개월. 두루미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 시기였다. 공연장 취재도 공연 리뷰가 다는 아니다. 공연 시작 전이라 시간 여유도 있었다. 이지아는 또 다른 여자 한 명과 두리번거리며 객석을 찾고 있었다. 객석에서 일어나 이지아에게 다가갔다.

"이지아 씨, 어쩐 일이 세요?" 기자가 부르자 이지아는 다소 긴장했다. 여자 연예인 대부분이 공식적인 일정이 아닌 개인적으로 찾은 곳에 기자를 만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역시 별다른 이상징후는 느낄 수 없었다. "서태지 씨 음악을 좋아해서요." 긴장감도 잠시. 이지아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차분하게 말을 건넸다.

"서태지 씨 공연은 자주 오셨나요?". 또 물었다. "(서태지) 공연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설레면서 기대도 돼요." 이지아가 쑥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가볍게 묵례를 하고 일행과 함께 객석을 찾아 떠났다.
▲ 서태지가 그린 그림(사진 두 번째)과 이지아가 그린 그림(사진  세 번째)
이지아와 서태지가 결혼했다 이혼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지아가 서태지 공연장을 찾은 행적이 새삼스레 주목받고 있다. 이 시기가 두 사람이 이미 헤어지고 난 후라서다. 이지아가 21일 소속사를 통해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이지아는 서태지와 1997년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2006년 단독으로 이혼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지아가 전 남편의 공연장을 간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당시만 해도 이지아가 서태지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던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 그리고 이는 '두 사람이 당시 서로 연락하고 지낸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까지 낳았다.

하지만 이는 두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일이다. 당일 공연장에서 만난 서태지 소속사인 서태지컴퍼니 관계자는 이지아의 콘서트 관람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지아씨 측으로부터 공연 관람 문의를 받지 않아 모르고 있었다"는 게 서태지컴퍼니 관계자의 말. 오히려 이 관계자는 놀라는 눈치였다.

반대로 이지아의 서태지 공연 관람을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네티즌도 상당수다. 헤어지긴 했지만 서로 악감정만 남은 채 끝나지 않았다면 결별 후에도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연인도 있다. '남자' 서태지와는 헤어졌지만 '가수' 서태지에 대한 향수는 남아 있기에 공연장을 찾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이날 서태지의 공연날은 우연하게 '화이트데이'였다. 그리고 서태지는 특별한 날 자신의 공연을 찾아 준 관객들에게 사탕을 선물했다. 이지아도 이 사탕을 받았을까? 공연 후 이지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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