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역경 속에서도 스스로 창조하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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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5-03-09 오전 6:00:01

    수정 2015-03-09 오전 6:00:01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일상의 무게를 훌훌 벗어놓고 주말에 하루를 비워 아내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예정된 답사여행이지만 그 자체로 살가운 데이트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문화유적답사는 동호인끼리 행복창조, 삶의 활력, 기의 충전을 가져다주는 여가선용이다. 동호인 모임이기에 몇 차례 반복되는 여행을 통해 회원들 간에 가족 같은 친밀감과 우정이 깊어진다. ‘빨리빨리’에서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는 성찰과 관조의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다.

이번 주말도 겨울답사의 호젓함과 특별한 정취를 맛보려고 새벽부터 설렘을 안고 나갔다. 교외 야산의 야트막하고 부드러운 능선, 황금색 잔디, 부채 살처럼 가지런하게 뻗은 나신의 가지가 풍기는 겨울느티나무의 아름다움이 스마트폰의 사진 셔트를 계속 누르게 만든다. 오늘은 답사회 구성원 중 특별한 분의 특별한 감동을 나눈 날이었다.

그는 통증을 감내하며 하루 종일 문화유적 답사를 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취주악기 오카리나를 불어 함께한 벗들에게 즐거움을 나눠졌다. 그리고 밝은 희망을 다졌다. 2년 전에 원치 않는 암(癌)이라는 녀석이 그의 몸속에 기생했다. 암의 일부는 나갔고 일부는 아직 남아있다. 투병 중에 콩팥도 떼어내고 허리 척추도 두 마디를 교체했다. 스텐트 시술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고 극한의 고통을 이기며 문화유적답사를 따라 나왔다. “움직인다는 것이 축복이요 매일 아침에 깨어남이 기적이다.” 이는 칠순을 바라보는 의지의 한국인 정 모 교수에 관한 얘기다.

나는 그분을 존경한다. 그분은 우리나라 물리치료학계 권위자다.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분이다. 그리고 유머감각도 탁월하다. 그는 어느 날 허리가 아파 검진을 했더니 암이 몸에 상당히 퍼진 상태였더란다. 그 시점부터 삶의 형태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 분 사모님은 철저하게 남편을 보살폈다. 어려워하거나 당황하거나 눈물도 한번 보인 적이 없다. 그 강단이 놀랍다. 몇 개월 전에 아내와 함께 그분들의 투병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만 하더라도 그는 외출을 엄두도 못 냈다. 그런데 이번에 하루 종일 답사현장을 따라다닐 만큼 체력과 컨디션이 좋아졌다.

그분의 사모님은 남편이 대수술을 하고 죽음의 문턱에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해 ‘이제 갓 두 살배기 아기’라고 표현한다. 그는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꿋꿋이 자신과 환경과 신체의 악조건을 딛고 일어섰다. 그 결과 1년여 만에 걷기와 정상적인 삶을 회복하고 있다. 약간의 부축만 해주면 된다. 앞으로 더 어려운 상태가 온들 어떠랴. 지금과 같은 그 두 분의 삶의 자세와 정신과 행복을 창조하는 모습이 있는 한 외롭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있다. 또한 질병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않는 자가 있다. 우리는 누구나 심각한 질병을 앓을 수 있고 장애를 입을 수도 있다. 장애는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곁에 있어주면 된다. 장애는 그저 조금 불편할 뿐이다. 답사 버스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분.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유머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행복창조의 주인공. 그의 삶에 더욱 치유와 행복과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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