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얼굴 결제할게요" 카드 없이 '1초'면 끝

얼굴 결제 도입 코앞…CU 테스트 매장 가보니
간편한 얼굴 등록에 빠른 결제…경쟁력 괜찮네
편의점 3사 모두 참전…'핫한' 얼굴 결제 경쟁
거스를 수 없는 흐름…"혁신 서비스 잡아라"
  • 등록 2025-02-17 오전 6:50:00

    수정 2025-02-17 오전 7:59:56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얼굴 결제할게요.” “삑, 끝났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CU BGF사옥점. BGF리테일(282330) 마케팅기획팀 홍진택 씨는 물건을 들고 익숙한 듯 매대 앞 설치된 카메라 단말기 앞에 섰다. 이후 단말기 화면에 얼굴을 비추자 1초 만에 결제가 끝났다. 특별히 고개를 숙일 필요도, 얼굴이 잘 드러나게 할 필요도 없었다. 홍 씨는 “기존 페이 서비스는 핸드폰에서 잠금 해제를 하고 앱까지 켜야 하지만 얼굴 결제(페이스 페이)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잘 상용화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BGF직원이 과장된 웃음을 지어보이며 얼굴 결제 정확도를 테스트 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현재 CU는 지난 12일부터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와 손잡고 본사 사옥 직영점에서 얼굴 결제 임직원 사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유관부서 40명이 대상이다. 얼굴 결제는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 기반 결제 서비스다. 사전에 얼굴과 결제 수단을 등록하면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CU는 이달 테스트를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직 정식 서비스 개시 전이지만 BGF직원의 도움을 받아 얼굴 결제를 곁에서 간접 체험해 봤다.

먼저 얼굴 결제를 쓰기 위해서는 토스 앱에서 얼굴 등록을 해야 한다. 토스 앱을 켠 후 오른쪽 위 결제 탭에 들어간 뒤 얼굴결제 탭에서 등록할 수 있다. 카메라 창이 켜지면 얼굴을 왼쪽, 오른쪽, 위, 아래로 돌리는 인증 과정이 진행된다. 화면에 나오는 자막에 따라 얼굴을 정 가운데에 두고 진행하면 된다. 이후 신분증과 은행계좌를 통해 2차 인증을 마치면 등록이 완료된다. 복잡해 보이지만 생각 외로 간단하다. 앱이 깔렸다면 2~3분 내 등록을 마칠 수 있다.

열굴 결제가 진행중인 카메라 단말기. 얼굴이 비춰지면 1초내 결제가 끝난다. (사진=한전진 기자)
BGF리테일 마케팅기획팀 홍진택 씨가 얼굴 결제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얼굴만 인식되면 결제는 순식간에 끝났다. (사진=한전진 기자)
결제는 더욱 쉽다. 점원에 얼굴 결제를 한다고 하면 카메라 단말기의 사진이 켜진다. 이후 얼굴을 화면 정중앙에 두면 끝이다. 곁에서 사진을 찍을 틈도 없이 결제가 완료됐다는 창이 떴다. 얼굴을 과장되게 찡그리거나 안경을 낀 경우에도 결제에 무리가 없었다. 물론 아직 사전 테스트 기간인 만큼 카메라 화면이 늦게 켜지는 등 소소한 지연 현상은 있었다. CU는 서비스 고도화를 거쳐 다음 달부터는 무리 없이 소비자 얼굴 결제가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과연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맞는지 호기심이 생겨 다양한 경우도 실험해봤다. 정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화면에 비춰보자 ‘얼굴을 인식할 수 없다’는 문구가 떴다. 머리에 후드를 쓴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얼굴이 아니고선 결제창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토스는 얼굴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라이브니스(Liveness)’를 기술을 얼굴 결제에 적용했다. 단 인식이 정확히 되려면 이목구비가 모두 보여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본인이라도 인식이 불가능했다.

얼굴과 같은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카메라 단말기를 속여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카메라 단말기가 인공지능(AI)를 이용해 얼굴을 인식하는 모습. 얼굴의 표정과 피부의 색 등을 판별할 수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얼굴 데이터가 유출되거나 하는 경우는 없을까. 토스 관계자는 “페이스 페이 관련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해 별도 서버에서 안전하게 관리한다”며 “24시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가동해 부정 거래도 즉각 탐지하고 조치할 수 있다”고 했다. 토스는 얼굴 결제에 사용한 기술을 모두 독자 개발했다고도 강조했다. 이 덕분에 해외 등 데이터의 외부 유출 우려가 없다는 얘기다.

직접 곁에서 느껴본 얼굴 결제의 경쟁력은 확실했다. 모바일 결제 앱을 켜거나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는 등 과정이 줄어든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번 익숙해지면 기존의 과정이 번거롭다고 느껴질 것 같았다. 특히 얼굴 등록 과정이 간단하다. 앞서 CU는 2020년에 신한카드와 한차례 얼굴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적이 있었다. 다만 얼굴 등록을 위해 지점에 방문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따랐다. 이 때문에 신한카드와 협업한 얼굴 결제 매장은 크게 확장하지 못했다.

경쟁 편의점들도 얼굴 결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토스와 협업해 얼굴 결제를 도입한다. GS25 역시 이달 임직원 테스트를 진행 후 다음 달 상용화에 나선다. 세븐일레븐은 2분기 중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편의점 주요 고객층이 젊은 10~30대인 만큼 얼굴 결제에 대한 수요가 클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마켓인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얼굴 인식 시장 규모는 2023년 60억 달러에서 2028년 13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얼굴 결제 등 혁신 서비스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 된 셈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얼굴 결제가 상용화하면 특정 시간 사람들이 몰리는 오피스 상권 등 점포의 호응이 예상된다”며 “내달 가맹점을 포함해 강남구 주요 점포 30곳에 얼굴 결제를 우선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후 그 효과를 분석해 도입 매장을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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