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원 0명’에도 어깃장만 놓는 의협

  • 등록 2025-04-22 오전 5:00:00

    수정 2025-04-22 오전 5:00:00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정부의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동결 결정에도 의정갈등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로 열린 전국 궐기대회에는 의사·전공의·의대생 등 약 2만명이 참가했다. 의협은 이 자리에서 “필수의료 패키지를 포함한 윤석열표 의료 개악을 중단하라”고 했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동결, 한발 양보하자 이번에는 필수의료 패키지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의정갈등이 1년 2개월을 넘기면서 의대 교육은 파행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도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3개 학번이 한 학년이 되는 ‘트리플링’ 파국이 예상된다. 정부도 이를 막기 위해 수업 참여율이 25.9%에 그쳤음에도 ‘증원 0명’을 결정했다. 조금이라도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늘려야 한다는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인 결과다.

작년 2월부터 본격화한 의정갈등이 1년 2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갈등의 1차적 책임은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2000명 증원을 강행한 정부에 있지만 의료계 맏형격인 의협 역시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정갈등이 심화하자 출구전략을 모색했던 정부와 달리 의협은 투쟁 일변도로만 대응했다.

특히 정부가 작년부터 의료계가 통일된 안을 제시하면 정원 재조정이 가능하다고 수차례 공언했지만 의협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작년 말 의협 회장 선거 당시 후보들이 산발적으로 제시한 의견이 전부다.

의정갈등이 계속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은 의대생들이다. 의협도 이점을 잘 알고 있을 테지만 정부 입장에 대해 계속 어깃장만 놓고 있다.

사실상 과도 정부에 해당하는 교육당국이 대선을 앞두고 ‘증원 0명’이란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의협도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지금의 의정갈등이 향후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의 파행으로 이어진다면 내년에도 똑같은 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 ‘정부와의 협상은 우리가 할 테니 후배들은 학교로 돌아가라’는 성숙한 의료계 맏형의 모습을 보고 싶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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