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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는 ‘언어의 마술사’ 같았다. 혹은 ‘사기꾼’ 같기도 했다. 영화 ‘군도’ 촬영으로 머리를 민 비주얼 때문인진 몰라도 약간은 험상 궂은 인상을 하고선 미사여구를 곁들인 부드러운 말들을 쏟아냈다. “원래 그렇게 말을 잘 하나요?”라고 감탄하니, 경직된 얼굴 근육이 말을 안 듣는 모양이었다. 결국 웃음을 숨기지 못한 하정우는 “아, 뭐 그런 칭찬을 또!”라며 머쓱해했다.
하정우는 살아있는 꽃과 만들어진 꽃 즉, 생화와 조화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영화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제작 씨네2000)를 설명했다. ‘더 테러 라이브’를 본 400만이 넘는 관객들이 “한 목소리로 하정우의 연기를 칭찬한다”고 말하자 영화 자체의 매력을 어필하기 시작했다.
“감독이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자기가 보고 재미있을 만한 영화면 관객은 얼마나 더 즐거워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더 테러 라이브’는 처음부터 그만의 향기를 갖고 출발한 영화다. 사람들은 조화를 보고 ‘예쁘다’고만 하지 생화를 볼 때의 감탄은 안 하지 않나. 생화는 비록 벌레를 먹어 잎이 뜯어져 있고, 벌이 꼬여 무서워 보여도 그만의 색과 향을 가진 생명체다. ‘더 테러 라이브’는 나에게 생화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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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 열풍이라면 ‘재관람 관객’의 힘도 컸을 법하다. 하정우 팬이라면 더더욱 보고 또 봤을 영화다. ‘더 테러 라이브’를 또 보는 관객들에겐 어떤 관전 포인트를 알려주고 싶은지도 궁금해졌다. 기자 역시 ‘더 테러 라이브’를 세 번 보며 그 부분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정우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었다. ‘더 테러 라이브’의 결말을 두고 혹은 내용 간 개연성을 두고 “이해가 안 간다”, “말이 안 된다”라며 ‘불호’의 의견을 주는 사람들 역시 ‘더 테러 라이브’의 소중한 관객임은 분명하다.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어느 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 야외 테라스에서 땅이 가장 뜨겁다는 오후 2시, 땀을 뻘뻘 흘리며 소신을 어필하는 하정우의 모습에서도 진정성이 엿보였다.
“사실 연기를 잘 했다고 말씀해주시는 건 다 저를 좋아해주는 팬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는 거라 생각한다. 참 고맙다. 배우로서 연기력은 잃어버릴 수도 있는 거라 사실 난 늘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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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배우 인생, 그에게 ‘호’를 붙인다면 ‘롱런 다작’이 아닐까 싶지만 하정우의 내적 갈등은 늘 신인의 자세 그대로였다. 이 같은 하정우의 마인드는 후배들은 물론 현재 ‘동거인’인 남자 조카와 남동생에게도 귀감이 되는 분위기다. 조카는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활동 중이고 남동생은 영화 ‘퍼펙트 게임’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차현우다.
“특히 연극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재닝이 있어도 그걸 쓰는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다. 캄캄하고, 고단하고, 내일이 없는 시간을 보낸다. 그걸 버티는 게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대중, 더 큰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해야 하는 법인데 그렇게 인정을 받기까지가 얼마나 힘들겠나. 그래도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버텨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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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나는 성격적인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하. 도를 닦는 마음으로 착하고 성실하고 반듯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거지. 이렇게 말을 함으로써 내가 내 자신을 단련시킨다고 해야 하나? ‘한 말이 있으니 행동으로 책임을 져야지’라는 식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또 한 마디 한다면 ‘더 테러 라이브’, 보고 또 봐도 후회 없을 영화다. 어서 극장으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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