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9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수입 수산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일단 러시아를 경유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노르웨이산 연어는 물론 대(對) 러시아 제재에 우리나라 역시 동참하면서 러시아에서 직접 들여오는 대게와 킹크랩(왕게)까지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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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산 생연어 가격이 이달 들어 급격한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산 생연어를 직수입하는 인천의 한 수산업체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4일부터 1㎏당 원물 1300원, 필렛은 2100원을 인상한다고 공지하면서 “통관 연어가격의 차이가 심해 이날 1차 인상 후 오는 8일 추가로 큰 폭 인상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업체는 생연어 필렛을 1㎏당 3만1000원(6팩 이상 구매시)에 판매 중으로, 8일 이보다 가격이 더 뛸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인천 다른 수산업체의 경우 결항 등으로 입고 물량에 차질이 생겨 온라인 판매를 일시 중단한 곳도 있었다.
우리나라 수입 생연어는 노르웨이산이 98%를 차지하고 있으며 러시아를 거쳐 항공편으로 냉장 운송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러시아와 유럽연합(EU) 간 갈등을 빚으며 서로 간 영공 비행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이같은 생연어 수입에 상당한 차질을 빚은 것이다. 우회해서 들여오더라도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한 운임 상승에 따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셈이다.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는 수산물들의 가격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달 28일 국제사회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반대로 러시아산 수입 역시 제재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게와 왕게, 명태 등이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는 대표적인 수산물들이다.
수산시장과 중소 수산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입 수산물 가격 급등은 이같이 가시화됐지만 대형마트와 수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들의 경우는 일단 현재까지는 큰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사태 장기화시 이들 업체들도 가격 인상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규모로 물량을 들여오는 업체들은 연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당장 운송비용 증가나 수급 불안정 등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수산업 관련 대기업 관계자는 “장기화될 경우 운송비용이 상당 규모로 늘어날 수 있어 대형업체들 역시 인상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