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현금화하는 외국인..韓 증시 떠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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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들어 1.3조원 순매도
강달러·글로벌 경기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고조
당분간 매수 기대 어렵다..정책 모멘텀은 기대
  • 등록 2014-10-11 오전 6:00:00

    수정 2014-10-11 오전 6:00:0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외국인 매도공세가 거세다. 꾸준히 한국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하단을 지지해왔지만 지난달 매도로 돌아서더니 이달 들어서는 매도강도를 키우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유인이 줄어든 가운데 유럽 경기 우려 등 글로벌 경기둔화 먹구름에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한국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장 외국인 매수를 기대할만한 유인을 찾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정부가 연내 재정자금을 집행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하는 등 정책 모멘텀이 부각되면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지난 10일까지 1조3000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6개월 만에 매도로 돌아서 6200억원 팔아치운 데 이어 월초부터 매도강도를 키운 것이다.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로 달러 강세가 꼽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7월 말 81선에서 최근 86선대로 뛰었다. 지난달 초 1010원대에 머물던 달러-원 환율도 어느새 1070원대까지 뛰었다. 미국의 양적완화로 불어난 글로벌 유동성이 대거 신흥국으로 흘러들어 갔지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 곳곳에서 불안감이 높아진 것도 외국인 매도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럽계 자금이 이탈했다는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국적별로 영국계 자금이 1조원 가량 순매도해 가장 많이 빠져나갔고 독일(3660억원), 노르웨이(2850억원) 등 유럽계 자금들이 매도상위에 올랐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국적별 자금흐름으로 봤을 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단기자금 이탈로 보인다”며 “특히 스코틀랜드 사태로 뱅크런 우려까지 등장하면서 영국계 자금 등은 선제적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확산도 외국인들의 현금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 경기둔화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3%, 3.8%로 하향조정하면서 경기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이어 유럽 경제의 중심인 독일이 8월 대폭 감소한 수출 지표를 발표하면서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깊어졌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거시경제 이슈까지 겹치면서 외국인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매도에 나섰다”며 “이 부분에 대한 안정감이 있어야 한국 시장에서의 매도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고 현대차 3분기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도 실망이 컸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대차의 한전 부지 고가 매입으로 배당 기대감이 줄었다는 점 역시 외국인을 시큰둥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금으로서는 외국인의 귀환을 당장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높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이나 국내 자금동향, 경기 등 어느 하나 믿음직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 변수들이 10월 들어 갑자기 불규칙해졌다”며 “외국인이 매도하는 이유로 어느 한가지를 꼽을 수 없는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부적인 모멘텀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임 연구원은 “지난 7월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했던 동력은 바로 정책 모멘텀이었다”며 “정부가 증시 활성화 대책을 이달 중에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 지출 추가 집행,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등으로 정책 모멘텀이 발생하면 외국인이 다시 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된 이후에는 자금흐름이 바뀔 것”이라며 “8월까지 많이 올랐다가 최근 조정을 보인 브라질 등 남미로 다시 자금이 흐르기 보다는 경상수지 흐름이 좋고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은 한국, 대만, 인도, 폴란드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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