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바니킴 ‘무제’(사진=갤러리그림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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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꽃도 피고 나비도 날지만 구상처럼 보이진 않는다. 격자망에 물감이 번져 흐르지만 추상만도 아니다. 섬세한 줄무늬에 엉겨붙은 바위·나뭇잎 따위를 찾고 있자면 ‘숨은 사물 찾기’가 따로 없다.
정형과 비정형의 어울림. 화려한 색채로 이를 해결하는 서양화가 바니킴(양부연)은 흔치 않은 작업을 한다. 한 화면에서 그리기도 찍기도 하는 것이다. 거침없는 붓질로 색을 먼저 잡고, 고무패드 등의 요철에 잉크를 칠해 ‘온몸’으로 눌러 질감을 만든다. 격자망은 그 흔적인 셈이다.
동명연작 ‘무제’(2016)는 세상 갖가지 풍경을 ‘칠하고 찍어낸’ 작품 중 하나다. 손끝에 오돌도돌 감길 듯한 촉감이 오랜 시간에 걸쳐 뭉개진 얼룩의 질서를 잡는다. 작가가 이름 붙인 ‘시간의 질감’이다.
미국을 주요 활동무대로 작품세계를 펼치는 작가가 모처럼 국내 전시에 나섰다. 5년 만의 개인전이다.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서 여는 ‘시간의 질감 Ⅱ’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혼합매체. 79×103㎝. 작가 소장. 갤러리그림손 제공.
 | | 바니킴 ‘무제’(2016)(사진=갤러리그림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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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바니킴 ‘무제’(2017)(사진=갤러리그림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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