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군' 사라졌지만 '일방통행' 옥에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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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업무보고 완료..명함 없애고 인수인계 주력
정부조직개편 통보식 발표...부실브리핑으로 논란 초래
  • 등록 2013-01-18 오전 8:00:00

    수정 2013-01-18 오전 8:00:00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일주일간의 정부 업무보고 청취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11일 국방부와 중소기업청을 시작으로 17일 대통령실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까지 휴일도 없이 50여 개 부처의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인수위는 이번 업무보고 청취에 들어가기에 앞서 ‘낮은 자세’를 강조하며 기존 인수위와는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점령군’의 모습을 최대한 배제한채 말 그대로 정부 인수인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인수위원들은 부처 공무원들을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하기 위해 명함조차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업무보고가 진행되자 이러한 각오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부처 업무 파악과 정책 이행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노력보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이행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실제 업무보고는 인수위가 부처에 요구한 7가지 체크리스트 중 공약이행 부처별 세부 계획과 예산 절감 추진 계획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보건복지부 등 일부 부처에서 재원 마련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공약 이행에 난색을 표하자 박 당선인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부처 업무보고가 완료되기 전에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것도 인수위의 ‘일방통행’식 운영방식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5년 전 17대 인수위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모두 마친 뒤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것과 달리 이번 인수위는 지난 15일 부처 업무보고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박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정부조직 개편은 반드시 충분한 기능 및 조직진단을 통해 관련 조직 전문가와 공무원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 단행한다’고 밝혔지만 개편안 발표 때까지 대다수 여야 의원들은 물론 해당 부처마저 개편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일부 부처의 경우 조직개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는 커녕 업무보고 조차 하지 못한채 일방적으로 조직개편 결과를 통보 받았다.

업무보고 과정에서 부실 브리핑 논란도 제기됐다. 인수위가 정부 업무보고 내용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강조하면서 국정기조와 정책에 대한 검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 11일 “인수위는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한다는 대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서는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인수위는 업무보고 뒤 분과별 검토가 끝나면 내용을 공개하기로 입장을 바꿨지만 ‘수박 겉핥기 식의 형식적인 브리핑’이라는 비판은 계속됐다.

한편 문화부는 17일 업무보고에서 박 당선인의 공약인 문화관련 재정 비율 2% 달성을 위한 이행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부는 세부 계획으로 문화재청 예산을 문화재정 예산에 포함하고 단계적으로 예산 규모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복도시건설청은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에 따른 업무 비효율성 완화와 교통·주거 대책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되는 해양수산부로 이관될 예정인 해양경찰청은 배타적경제수역(EEZ) 등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강한 해경’ 만들기 방안을 설명했다. 통계청은 정책수립의 기반이 되는 기초 정보의 충실한 제공과 통계 정보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오는 18일 한국은행으로부터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청취를 마친 후 국정 로드맵 수립을 위한 내부 검토 작업에 들어간다. 18일부터 22일까지는 전문가들을 초청해 분과별 정책 간담회를 갖고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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