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세금때문에 담뱃값 올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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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5-09-09 오전 3:00:00

    수정 2015-09-09 오전 3:00:00

정부가 금연을 유도한다는 이유로 담뱃값을 올렸지만 담배 판매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원래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7월 한 달간의 담배 판매량이 3억 5000만갑으로 최근 3년간의 월평균 판매량 3억 6200만갑에 육박했다는 게 국회제출 자료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3억 9000만갑에서 담뱃값을 올린 올해 1월 1억 7000만갑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가 다시 원상을 회복한 것이다. 담뱃값 인상으로 정부가 의도한 금연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서민 증세’라는 반발 속에서도 담뱃값을 올린 데는 가격인상을 통해 금연효과를 높이겠다는 명분이 있었다. 한마디로 국민건강을 증진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담뱃값을 2000원 올리면 담배 소비량이 평균 34%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담뱃값을 올린 지 반년 만에 나타난 판매 현황은 이러한 예측과는 너무 동떨어진 모습이다. 결국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 효과는 거두지 못한 채 흡연자의 경제적 부담만 늘렸다는 비난의 목소리에도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됐다.

담뱃값 인상을 통해 금연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원래 취지를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 인상 못지않게 다양한 금연정책도 함께 시행하는 게 바람직했다. 정부가 펼친 금연정책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 의무 삽입과 금연치료제 약가지원 정책 정도에 그쳤다. 더욱이 흡연 경고그림은 내년 12월부터나 시행되는 데다 ‘지나친 혐오감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단서조항까지 함께 붙여야 한다니 이 정도로는 금연효과를 제대로 기대하기 어렵다.

흡연 인구를 줄이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병행돼야 한다. 청소년 대상의 금연정책을 비롯해 흡연 예방교육, 흡연자 건강검진 지원대책 등도 실시해야 한다. 담뱃값 인상을 통해 벌어들인 세금은 이런 데 써야 마땅하다. 담뱃값 인상 이후 올해 상반기에 걷힌 세금이 지난해보다 1조 2100억원이나 늘어나지 않았는가. 적어도 정부가 세금을 더 걷기 위해 담뱃값을 올렸다는 소리만큼은 듣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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