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살 사람이 없다"…레인지로버 이보크 매매가 215만원↓

국산·수입 중고차 시세 지난 6월부터 7개월째 내리막
치솟은 할부금리 원인…평균 할부금리 연 10% 웃돌아
  • 등록 2022-12-14 오전 6:00:00

    수정 2022-12-14 오전 11:03:52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할부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국내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중고자동차 시세(매매 가격)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새 차 공급난으로 오르기만 하던 중고차 가격이 하반기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사진=랜드로버)
13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국내·수입 중고차(2019년식 인기 중고차종 분석) 모두 지난 6월부터 12월까지 평균 거래 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월별 평균시세는 지난 6월 전월대비 0.01% 하락한 뒤 △7월 1.18% △8월 0.95%△9월 0.49% △10월 0.16% △11월 0.3% △12월 0.6% 각각 내렸다.

국산차보다 시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차의 가격 하락 폭이 더 컸다. 12월의 경우 수입차의 전월 대비 전체 평균 시세는 0.93% 하락했다. 가장 많이 시세가 하락한 모델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로 전월 대비 평균 시세가 3.40% 떨어졌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시세(최고 가격)는 5388만원에서 12월 5173만원으로 215만원 하락했다.

이 밖에 벤츠 E-클래스 W213와 아우디 A4 (B9)의 시세가 전월대비 2.74%, 볼보 XC60 2세대의 시세가 전월대비 2.22%, BMW 5시리즈 (G30) 시세가 전월대비 1.83%, 미니 쿠퍼의 시세가 전월대바 1.36% 각각 내렸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국산 중고차의 전월대비 평균 시세는 0.09% 하락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세가 하락세를 보였다. 기아 더 뉴 니로 하이브리드는 최대와 최소 시세가 3%대로 떨어져 평균 시세가 전월대비 3.79% 하락했다. 기아 더 뉴 니로 하이브리드의 시세(최고 가격)는 전월 3263만원에서 12월 3141만원으로 122만원 내렸다. 현대 더 뉴 그랜저 IG의 평균 시세도 전월대비 0.26% 떨어졌다.

중고차 시세가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유는 할부 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연 4~8%대였던 중고차 할부 금리는 최근 연 10%를 훌쩍 뛰어넘었다. 일례로 현재 케이카캐피탈의 할부 금리는 연 12.9%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변동 금리가 아닌 고정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 인상에 대비해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된다. 자동차 할부 계약은 보통 수년간 빚을 갚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지면 소비자로서는 그만큼 이자 부담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할부 금리가 연 10%를 웃도는데다 경기까지 침체되면서 중고차 수요가 줄어 시세가 떨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수준으로 할부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한 내년에도 중고차 시세 하락세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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