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K푸드 열풍' 지금은 통제 아닌 지원해야 할 때

해외 실적 따라 기업들 수익 차별화 양상 나타나
농심·롯데웰푸드 등 내수 비중 높은 기업 ''역성장''
식품업계도 고물가 영향 받는다는 점 간과해선 안돼
K푸드 열풍 타고 한단계 레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 등록 2025-02-17 오전 6:55:00

    수정 2025-02-17 오전 6:55:0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K푸드 열풍을 타고 국내 식품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내수 침체, 정치적 불확실성, 정부의 가격 통제 등으로 국내에서의 실적은 저조했다. 결국 해외 성과가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식품업체가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지 못했다면 참담한 성적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불닭볶음면’으로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 7300억원, 34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45%, 133.4%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20%대로 국내 식품업계(평균 5~6%)에서 보기 드문 수익성을 기록했다. 호실적의 배경은 해외에 있다. 삼양식품의 2024년 3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77.10%에 달한다.

매출 ‘3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풀무원과 오리온 역시 해외법인의 가파른 성장세가 실적 호조의 비결로 꼽힌다. 지난해 풀무원과 오리온은 각각 3조 2137억원, 3조 104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롯데웰푸드와 농심 등 수익성이 악화된 곳도 나왔다. 이들 기업은 국내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지만 지난해 아쉬운 성과를 냈다. 국내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극심한 내수 부진과 코코아 등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것. 이들 기업은 여전히 내수 의존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농심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내수 비중은 62.3%이고,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연간 기준 국내 비중이 74% 수준에 달한다. 이는 결국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문제는 낮은 수익성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거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식품업계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혼란한 정국 상황을 틈타 기업의 이익을 위해 가격을 올린다는 비판이 있지만, 더는 버틸 수 없는 한계까지 온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일 정부는 식품업계 대표 등을 소집해 물가안정 기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제조 혁신, 기술 개발 등 생산성 향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격 통제인 셈이다.

물론 최근 밥상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은 정부의 최우선 해결 과제다. 하지만 고물가의 책임을 식품업계에 떠넘기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식품업계도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함께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식품업계에 제품 가격을 두고 압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쟁력 약화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자칫 K푸드 열풍을 타고 식품업계가 한 단계 레벨업할 수 있는 이 시기를 놓쳐버릴 수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식품업계가 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모색할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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