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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은 천 년의 수행을 마치고 승천하려다 용이 되지 못하고, 악신이 된 이무기 강철이의 설화와 함께 시작됐다. 인간계 모든 이가 강철이에게 벌벌 떠는 가운데, 용담골의 유명한 만신 넙덕(길해연 분)은 어린 손녀 여리(송지우 분)에게 강철이가 그릇이 크고 영이 맑은 기자(무당의 다른 말)를 노린다고 전해 긴장감을 높였다. 넙덕의 우려대로 강철이는 여리의 신력을 빌어 용이 되기 위해 그를 따라다니고, 넙덕은 여리에게 귀신을 쫓는 돌인 ‘경귀석’을 전해 강철이의 접근을 막았다. 하지만 넙덕이 예상치 못하게 목숨을 잃게 되고, 하나뿐인 가족을 잃은 여리는 강철이에게 “너 따위 악신을 모셔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악연을 형성했다.
세월이 흘러 궁궐에서 기이한 일들이 벌어졌다. 왕 이정(김지훈 분)의 아들인 원자(박재준 분)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광증에 시달리고 있던 것. 이는 외부에는 발설할 수 없는 충격적인 비밀이었고, 나날이 깊어지는 원자의 상태에 왕의 충신인 검서관 윤갑(육성재 분)은 무속의 힘을 빌려보자고 간언하지만, 궁중의 법도를 중시하는 왕은 궁 안에서 음사를 행할 수 없다며 윤갑의 조언을 외면했다.
그 무렵 윤갑은 최원우를 포섭하라는 왕의 은밀한 명을 받고 고향인 용담골에 내려왔다. 하지만 윤갑에게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었다. 음사를 거부하는 왕의 뜻을 무릅쓰고, 귀신을 쫓는 재주가 있는 여리를 궁으로 데려가 원자의 광증을 치료해 보고자 한 것. 윤갑은 임금의 애체를 만들어 달라는 핑계로 여리에게 궁궐행을 제안했고, 오랜 시간 윤갑을 흠모해온 여리는 윤갑과 자신이 가정을 꾸리는 화경(무당이 신이 보여주는 점사의 내용을 화면이나 그림처럼 보는 것)을 본 뒤, 궁궐행을 질색 팔색하는 강철이 보란 듯이 윤갑을 따라나섰다.
그런가 하면 ‘귀궁’은 이무기와 무녀의 흥미진진한 관계성과 서사,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궁중 미스터리,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귀물들의 존재감을 적절하게 버무리며 주말 안방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또한 독특한 판타지 세계관으로 몰입도를 끌어올린 배우들의 캐릭터 플레이도 돋보였다. 특히 육성재는 강직하고 다정한 첫사랑 검서관의 모습과 인간의 몸에 빙의한 악신 이무기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판타지 불패’를 재확인시켰고, 김지연은 강력한 신력을 품은 영매의 모습을 강단 있는 눈빛으로 완성했다. 또한 짧은 출연에도 대체 불가능한 카리스마를 뽐낸 김지훈과 김영광의 열연까지 더해지며, 향후 무르익어갈 ‘귀궁’의 K-귀물 판타지 세계관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드라마 왕국 SBS가 2025년 유일무이하게 선보이는 판타지 사극인 SBS 금토드라마 ‘귀궁’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닥뜨리며 몸과 혼이 단단히 꼬여버리는 육신 쟁탈 판타지 로코. 오늘(19일) 오후 9시 50분에 2화가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