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에 진심"…LG U+, R&D 센터에 모델하우스 만든 사연[르포]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 벽은 실제 아파트에 쓰이는 콘크리트 자재로 만들었어요. 무선 신호가 얼마나 잘 도달하는지 실제 고객이 체감하는 그대로 실험하려면, 벽도 진짜여야 하거든요.” 지난 17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대전 R&D센터. 이 곳에 마련된 ‘홈 무선환경 시험실’에 들어서자 직원이 벽면을 두드리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시험실은 25평 아파트 구조를 그대로 본뜬 공간으로 방 3개, 거실, 화장실까지 갖췄다. 내부에는 공유기, IPTV 셋톱박스, 홈 카메라, 게임기, 로봇청소기 등 78종의 다양한 디바이스가 상시 연결돼 있다. LG유플러스 제품들이 잘 작동하는지 또 다른 기기들과 연결을 했을 때 호환성이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이다.

LG유플러스 대전 R&D센터 내 마련된 홈 무선환경 실험실. 25평 아파트를 모델하우스처럼 만들어 실제 고객 사용 환경을 재현했다.(사진=임유경 기자)

실제 LG유플러스가 지난달 출시한 와이파이7 공유기는 이곳에서 테스트를 통해 무선으로 온도조절이 가능한 한 전기장판 제품과 연동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해 빠른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민홍 LG유플러스 홈서비스개발랩 담당은 “시험실에서 제품 간 보안 프로토콜이 호환되지 않는 현상을 확인하고 와이파이7 공유기의 하위 호환성 범위를 넓혀 고객이 불편 없이 다양한 제품을 연동할 수 있게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험실에서는 지난달 출시된 와이파이7 공유기의 성능 시연도 있었다. “넷플릭스 다운로드 속도 테스트 시작하겠습니다”는 얘기와 동시에 와이파이7과 6 공유기에 각각 연결된 휴대폰에서 동시에 콘텐츠 다운로드를 시작했다, 와이파이7 공유기를 쓴 쪽은 수 초 만에 완료됐고, 와이파이6 공유기는 십 초가 넘어가도 완료되지 않아 속도의 차이를 실감케 했다. 게임 지연 속도도 와이파이7은 20ms 대였지만 와이파이6는 130ms 대로 차이가 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6GHz 대역을 지원하는 ‘진짜 와이파이7’”이라면서 “기존 공유기 대비 속도가 4배 이상 빨라졌다”고 소개했다.

단말 SW 시나리오 시험실 모습(사진=임유경 기자)

NW 연동 시험실 모습(사진=임유경 기자)

LG유플러스는 이곳 대전 R&D 센터에서 IPTV 셋톱박스는 물론 와이파이 공유기, 다양한 IoT 기기 등 서비스의 전반적인 품질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홈 무선환경 시험실뿐 아니라 제품이 출시된 이후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춰 24시간 테스트를 진행하는 ‘단말 소프트웨어(SW) 시나리오 시험실’ 서비스 품질의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NW)와 단말간 연결 문제를 상시 점검하는 ‘NW 연동 시험실’ 등을 운영하며,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셋톱박스는 총 1400대에 이른다. 웬만한 아파트 단지 전체에 해당하는 사용 시험이 24시간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단말 SW 시나리오 시험실’에선 LG유플러스가 2008년 IPTV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출시한 총 13종의 셋톱박스 중 현재 사용 중인 10종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 셋톱박스들은 매일 24시간, 사용 시나리오대로 자동 재생되는 방송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시청’한다. 예컨대 KBS는 평균 1분, 유튜브는 하루 50분, 넷플릭스는 하루 3회 시청처럼 실제 통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사용 패턴을 자동으로 실행시켜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을 통해 예상치 못한 문제를 발견하고, 자동조치까지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블랙 화면이 반복적으로 뜨는 화면이 깜빡임이 발생할 때 셋톱박스가 자동으로 팝업을 띄워 ‘재부팅’을 제안하고, 사용자가 응답하지 않아도 60초 내 자동으로 셋톱박스를 껐다 켠다. LG유플러스 측은 “이러한 자동 복구 로직을 통해 한 달 기준 약 20만 건의 고객 불편을 미리 차단했다”며 “연간 기준으로는 약 250만 명의 ‘불만 고객’을 사전 예방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만 고객경험품질혁신 담당은 “이 실험실의 목표는 고객이 문제를 겪기 전에 단말이 먼저 감지하고 복구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 실험실을 통해 가장 많은 불만의 원인이 되는 TV 블랙 화면, 블루투스 리모콘 불량, HDMI 연결 문제 등 10여 가지 주요 상황에 대한 자가 조치 로직을 내장했다”고 설명했다.

‘NW 연동 시험실’에선 IPTV 셋톱박스, 와이파이 공유기, 유선 네트워크 장비 등을 활용해 다양한 단말과 네트워크 장비 간 상호 작용 테스트가 상시 진행되고 있었다. 인터넷과 IPTV 등 서비스의 핵심 기반인 네트워크 품질을 높이기 위한 테스트다. 이 같은 테스트를 통해 작년 기준 약 16만 명의 고객에게 발생할 수 있었던 네트워크 장애 이슈를 사전에 대응, 고객의 불만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고 한다.

LG유플러스의 품질 고도화 노력은 단순히 오류를 잡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불만을 미리 막는 데 맞춰져 있는 모습이었다. 강봉수 품질혁신센터장(상무)은 “고객이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진정한 품질 혁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AI 등을 활용해 서비스 품질 개선에 집중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