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증권회사들의 지난해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중개와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업무 등 트레이딩 업무 관련 이익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해외점포를 운영하는 곳은 지난해 말 기준 15곳으로, 총 80곳의 해외점포를 운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15개국에서 현지법인은 70곳, 사무소는 10곳이 각각 운영 중이다.
 | (표=금융감독원) |
|
국가별로는 중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이 58곳(72.5%)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 14곳(17.5%), 영국 6곳, 그리스 1곳, 브라질 1곳 순이었다. 최근 5년간 중국·홍콩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인도 진출은 확대되면서 아시아 점포 분포는 다변화 추세를 나타냈다.
해외점포를 운영하는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9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와 6개 일반 증권사다. 지난해 중 10곳의 현지법인(인도 5곳·미국 2곳·영국 1곳·싱가포르 1곳·인도네시아 1곳)이 신설되는 동안 3곳 현지법인(인도네시아 3곳)은 문을 닫았다.
이중 영업활동을 하는 해외 현지법인 70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억 7220만달러(400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억 650만달러) 대비 155.5% 증가한 규모다. 미국 등 주요국 현지법인의 트레이딩 업무 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국내 증권사들이 진출한 15개국 중 미국·홍콩·베트남 등 10개국에선 2억 9350만달러의 이익을 냈지만, 영국·태국 등 5개국에선 212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 현지법인 70곳 중 38곳은 이익을 기록한 데 비해 32곳은 손실을 내며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홍콩·베트남 현지법인의 당기순이익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이익 시현이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다”면서도 “최근 증권사들은 인도 등 신흥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유럽 등 선진국에도 점포를 신설하는 등 진출 지역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증권회사 해외점포 국가별 손익현황 (표=금융감독원) |
|
지난해 현지법인의 자산 총계는 전년 대비 9.7% 감소한 342억 8000만달러(50조 4000억원)로, 증권사 15곳의 자산 총계의 8.9%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들의 자기자본은 0.6% 늘어난 81억 4000만달러(12조원)를 기록했다. 증권사 15곳 자기자본의 18.5%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해외 진출 관련 애로사항과 금융당국 건의 사항 청취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최근 미국 상호관세 부과 등 대외 변동성 확대로 영업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잠재 리스크를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