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PEF 포트폴리오 분석](6)진격의 대한전선..니케(승리의 여신) '방긋'

  • 등록 2017-04-17 오전 5:00:00

    수정 2017-05-15 오후 3:50:28

[이 기사는 4월 17일(월) 오전 5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대한전선을 인수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만큼 공을 들인 바이아웃(Buy-out, 경영권 매매) 거래이기도 하다. IMM PE는 인수이후 적극적인 사업재편을 모색하면서 성공적인 사모펀드의 경영권 인수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1년여간 눈독...3000억원에 거래 마침표

대한전선은 경영악화이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돌입했다 2014년 11월 첫 공개매각이 진행됐다. 당시엔 한앤컴퍼니가 홀로 응찰해 1000억원을 밑도는 인수가를 제시했지만 채권단의 눈높이와는 상당한 간격을 보여 결국 거래가 이뤄지지 못했다. 2014년말 대한전선의 순차입금은 8000억원을 웃도는 반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700억원도 채 안되는 수준이었다. 에쿼티 밸류를 놓고 본다면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가격이 합리적 수준이었던 셈이다. 수천억원을 쏟아부은 채권단으로선 도저히 인정하기 힘든 가격이었을 것이다.

IMM PE는 이때부터 대한전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한전선은 이미 채권단 주도로 재무구조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채권단 출자전환보유지분율은 75%에 육박했다. IMM PE는 이 점을 노렸다. 채권단 주도의 재무구조개선이 임계치에 다다른 시점에 △유상증자 3000억원 △채권단 800억원 출자전환 △5대1 무상감자 △5년 채권 상환 유예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유상증자 대금중 1000억원은 곧바로 채권단의 주머니로 흘러가는 구조였다.

2015년 9월 IMM PE는 증자를 완료하고 75.49% 지분을 확보했다. 채권단과 1년가까이 협상한 끝에 IMM PE가 대한전선을 거머쥐는 순간이었다. IMM PE는 대한전선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의 이름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로 작명했다.

집행임원제 도입 등 경영체제 탈바꿈...해외 수주 본격화

IMM PE는 대한전선의 경영권을 확보하자마자 기존 경영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혁신을 위한 첫 단추를 다잡기 위한 조치였다. IMM PE는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의 분리를 통해 전문경영인(CEO)의 전횡을 막는데 유용한 집행임원제를 도입했다. 집행임원제는 대표이사 체제와 달리 임원에 대한 선임권을 경영진과 분리된 이사회가 갖게 된다.

이사회는 송인준 IMM PE 대표와 김영호 수석부사장, 이해준 전무, 박찬우 전무 등 기타비상무이사 4인과 사외이사로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주순식 율촌 고문 등으로 총 6인으로 구성됐다. 한 집행임원 관계자는 “인수후 집행임원제를 도입하면서 매주 열리는 회의에 참석했지만 어느 정도 경영정상화가 이뤄진 지난해말부터는 2주에 한번씩 참석한다”며 “현재의 의사결정구조는 계속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영구조 개편에 이어 해외 수주를 본격화했다. 지난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총 5550만달러 규모의 케이블을 수주했으며 중동과 북미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주 기회를 엿보고 있다. 대한전선은 특히 현존하는 최고 등급인 500kV 지중 초고압케이블의 생산과 운영능력에 대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세계 HV/EHV케이블생산실적에서 2위(US$325M)를 달성하기도 했다.

주력사업인 전선업과 관련없는 종속기업도 대거 정리했다. IMM PE는 지난 한 해 동안 10개 종속기업중 대경기계기술, 영출국제무역유한공사, 파인스톤골프장, 타이한룩셈부르크인베스트먼트 등 6곳을 정리했다. 지난해에는 신사업 역량 제고 차원에서 쌍방울의 전신인 티이씨앤코(TEC&CO)를 대한전선에 흡수합병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IMM PE의 지분율은 71.51%로 낮아졌다.

IMM PE 인수후 1년여만에 턴어라운드 성공

전사적인 경영혁신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의미있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별도재무제표 기준)은 전년대비 11.7% 감소한 1조2012억원을 나타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5% 늘어난 4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572억에 달하던 순손실은 101억의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이는 2008년 이후 무려 8년 만에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IMM PE에 인수된 이후 1년 여만에 거둔 성과다.

대한전선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 이어 유럽, 동남아, 미국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초고압케이블, 특수케이블 등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제품 이외의 제품의 경우 운송 거리 등 물리적 제약으로 인해 수출에 제한이 있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TCV(베트남), M-TEC(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공장을 활용하고 있다.

한 IMM PE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력 사업부문인 초고압케이블 등 주력분야에 힘을 쏟을 계획이며 해저광케이블과 같이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은 다음 플레이어에게 바통을 넘기겠다”며 “갑작스런 매출 확대보다는 3~5년간 점진적으로 수직 상승하는 구조로 탈바꿈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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