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김현준 당시 국세청장이 퇴임식장에서 직원들에게 건넨 당부의 말이다. 그가 국세청을 떠나며 남긴 이 마지막 멘트는 변화와 혁신으로 환골탈태(뼈를 바꾸고 태를 빼낸다는 뜻으로 몰라볼 만큼 좋게 변한다는 것)해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지난 23일 ‘조직쇄신을 통한 신뢰회복’이란 지상 최대의 과제를 안고 있는 LH 신임 사장에 ‘공정’을 강조해온 김 전 국세청장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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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조직쇄신 적임자, 왜 김현준인가
김 사장은 임명과 동시에 임직원들을 만나는 등 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주말에는 LH 본사인 진주에 있는 관사로 이사한 뒤 바로 업무파악에 들어갔다. 그는 이르면 26일께 취임식을 통해 향후 쇄신 방향과 업무의 우선순위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안팎에선 김 사장의 임명에 대해 의아해하는 표정도 없지 않다. LH는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합병해 통합 출범한 이후 줄곳 주택사업을 잘 아는 전문가가 사장 자리에 올랐다. 초대 이지송 사장은 현대건설 사장 시절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 주택사업 베테랑 CEO(대표이사)로 손꼽혔다. 이후 임명된 이재영, 박상우 사장은 국토부에서 주택정책을 오래 해온 인물들이었다. 변창흠 전 사장은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출신에 SH공사 사장까지 역임한 전문가다. 이러한 관례에 비춰보면 이번 인사는 이례적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세청장 출신인 김 사장 임명은 ‘그럴 법하다’는 평가가 더 많다. 지난 3월 LH 일부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조직의 기강해이, 도덕적 문제로 확산하면서 당장 내부문제를 수습하고,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나게 할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 사장은 조직 내부를 통제하고 아우를 강력한 리더십이 있는 적임자”라며 “이른 시일 안에 국민들의 LH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LH 임직원의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도 “국세청장 출신을 임명한 것은 LH 임직원들의 투기 우려를 원천 봉쇄하고, 투기예방시스템을 구축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라며 “우선 이런 부분부터 바로 잡아야 주택공급 등의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직 신뢰회복 서둘러야…김 사장의 과제는
김 사장은 취임 후 강도 높은 내부 개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땅에 떨어진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LH 임직원에 대해선 실제 사용 목적 외 토지취득을 금지하는 등 내부통제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LH 사태 관련 부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투기 예방, 적발, 처벌, 부당이득 환수 등 4가지 부분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신임 사장이 임명된 만큼 임직원 부동산거래 신고·등록 및 검증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투기방지 및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사장이 참여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근무해 감찰과 인사 검증 업무를 맡은 만큼 믿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LH 내부의 반발에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란 평가다. 국세청 한 직원은 “청장 재직 시절에도 쇄신을 주도하면서 ‘칼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LH에서도 내부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는 기강을 바로 잡는데 더 집중할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선 투기방지 시스템 및 조직개편에 주안점을 두다 보면 주택공급 문제는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나온 8·4대책, 올해 2·4대책 등을 통해 공공주택의 주택을 83만 가구 이상 속도 있게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수행해야 할 핵심 기관이 LH다.
아울러 김 사장이 주택분야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도 부동산 비전문가인데 LH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왔다”면서 “국토부와 LH의 조화를 이루려면 내부에 전문가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LH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행기관”이라면서 “전문성에서 결여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보니 가장 중요한 주택공급시기를 투명하게 끌고 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직 혁신은 직면한 과제이고, 주택공급은 국토부, 각 지자체 공기업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두 과제 모두 큰 문제없이 계획대로 진행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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