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현재 아시아 기준으로 인정한 우리 김의 표준 규격을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기존 수출 시장이었던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연합(EU), 미국 등 아시아 외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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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해수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2025년도 수산물 CODEX 규격 개발’을 주제로 연구용역 공고를 냈다. 총 2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오는 12월까지 연구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계획으로, 수산물의 국제 식품 규격을 연구하고 비관세장벽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1962년 설립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식품에 대한 기준과 규격을 제정하는 역할을 한다. CODEX는 농수산물, 식품 등을 다른 국가에 수출할 때 필요한 안전성 등 기준을 정하고 있다. 189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소속돼 있고, 회원국에 식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CODEX에서 정하고 있는 표준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비관세장벽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한국 김 수출은 성장세지만,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잠재 시장을 새롭게 발굴해야 한다. 김 수출액은 2년째 1조원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73%로 1위를 차지했다. 2010년 60개국이었던 수출 국가도 지난해 124개국으로 2배 이상 늘었는데, 이를 보다 확대해야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특히 반찬으로 김 소비가 익숙한 아시아 지역 외를 공략하기 위해 스낵 김 등 다양한 제품을 필두로 새 시장을 발굴하겠다는 것이 해수부의 구상이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해수부는 CODEX에 제안서 제출과 심의대응을 위한 준비를 하고, 해조류의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한 기본 자료도 마련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조류 섭취가 익숙하지 않은 국가들로의 수출 기반을 쌓기 위해 중금속과 미생물 등 해조류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시장 발굴은 물론, 김 거래를 보다 활성화해 ‘병목 현상’을 없애는 것도 김 시장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다.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토대로 김 생산 업계와 수출·가공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가격과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산지 물김 폐기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유통이 가능하도록 유통질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 업계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듣기도 했다.
해수부는 김 수출과 거래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국제 마른김 거래소’의 설립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 연구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는 충남 서천에서 마른김 거래소 1곳이 운영 중인데, 거래소를 통하면 개별 구매 대신 현장에서 모든 상품을 보고 거래할 수 있어 ‘제값 받기’가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거래 편의성도 높아질 수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마른김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지자체별 운영체계, 운영방식 등이 서로 달라 체계적인 운영과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연말까지 연구를 거쳐 김산업법 상 마른김 거래소 설립을 위한 근거와 운영·관리 고시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