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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이중 책무를 갖고 있다”며 “이 목표들이 서로 충돌하게 될 경우 연준은 각각의 목표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고려하고 그 격차가 어느 시간대 안에 해소될 수 있을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관세 조치는 수입 물가 상승을 유발해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으며, 동시에 글로벌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책무를 가지고 있으며, 연준 내부를 포함한 많은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이 두 가지 목표 모두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세는 본질적으로 수입품에 대한 세금처럼 작용하지만, 과거엔 인플레이션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연설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파월 의장은 관세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아마도 우리의 목표에서 더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증시는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연준은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할 수 있다. 반면 성장 둔화가 우려되면 연준은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관세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지난 3월 19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오는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연말까지 총 0.25%포인트씩 3~4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단기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설문조사 및 시장 기반 지표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은 여전히 연준의 2% 목표에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3월의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가 2.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성장에 대한 위험도 함께 언급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며, 1~3월 동안 미국 경제의 성장이 미미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금까지 확보된 자료에 따르면 1분기의 성장률은 작년의 견고했던 속도에서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판매는 강세를 보였지만, 전체 소비 지출은 다소 완만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1분기에 강했던 수입은 기업들이 관세 가능성에 대비해 조기 수입에 나선 결과이며, 이는 GDP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 상무부는 3월 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높은 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성장이 주로 관세 이전에 구매를 서두른 자동차 소비자들 덕분이었다고 분석하면서도 여러 다른 분야에서도 견고한 증가세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 발표 후 애틀랜타 연준은 금 수출입의 비정상적인 증가를 반영할 경우 1분기 GDP 성장률이 -0.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성장 둔화가 예상되더라도 “전반적으로 견고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