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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천국에서는 지옥 이탈자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점점 더 분주해지고 있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4회 시청률은 전국 6.4% 수도권 7.2%로 비지상파 1위를 기록했다.
이해숙은 과거에서 엄마를 만나고 돌아온 후, 더 이상 고낙준(손석구 분)과 솜이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았다. 여전히 솜이의 존재는 편치 않았지만, 센터장(천호진 분)의 말처럼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여기며 그를 객식구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함께 지내면 지낼수록 이해숙은 솜이에게서 이영애가 겹쳐 보였다. 길을 가다 날아오는 셔틀콕을 우산으로 막아내는 모습도, 잠자는 사이 뒤에서 껴안고 주머니에 손을 넣는 모습도, 가족처럼 오랫동안 보고 지낸 그와 똑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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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낙준의 말처럼 천국의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천국TV에는 지옥 이탈자의 공개수사 뉴스가 흘러나왔고, 그를 잡으러 다니는 지옥사자가 여기저기 출몰했다. 인간에게 복수를 계획 중인 유기견 삼총사 짜장(신민철 분), 짬뽕(김충길 분), 만두(유현수 분) 역시 지옥 이탈자의 행방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천국지원센터 직원으로부터 ‘지옥 이탈자에게는 천국에 있는 사람들과 다른 냄새가 난다’라는 힌트를 얻은 이들은 솜이의 낯선 냄새가 떠올랐다.
천국교회에는 새 신도 박철진(정선철 분)이 들어왔다. ‘불량 신도’ 이해숙과 다르게 목사(류덕환 분)를 온화하게 만드는 점잖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각자의 인생사를 이야기했다. 이해숙은 태어날 때는 첩의 자식이었고, 죽어서는 이 꼴로 천국에 왔다며 신세를 한탄했다. 목사도 지지 않았다. 5살에 부모를 잃어버렸다며 목사가 된 이유도 교회 앞에서 기다리라던 엄마의 말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서 박철진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태우고 방방곡곡을 누비던 만물 트럭 장사꾼이었다. 가진 것이라곤 트럭 한 대가 전부지만, 아내와 매일 함께하며 나름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박철진은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죽음보다도 자신이 죽고 나면 아내를 돌봐 줄 사람 하나 없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결국 그의 선택은 아내와 한날한시에 떠나는 것이었다. 박철진의 사연에 이해숙과 목사는 한순간 숙연해졌다.
하지만 “전 우리 마누라만 천국 왔다는 거 확인되면, 다시 지옥 갈 겁니다”라는 박철진의 말에 분위기가 또다시 반전시켰다. 박철진은 아내를 죽게 한 죄로 지옥행을 심판받은 이탈자였던 것.
그 시각 지상에서 소원 편지를 수거 중이던 고낙준도 이해숙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알게 됐다. 곧장 천국교회로 달려온 그는 “저 안에 제 아내가 있습니다! 그리고 박철진 씨 앞으로 온 소포도 있습니다”라며, 지상에서 가져온 ‘빨간 목도리’를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 그것은 박철진의 아내가 남편을 위해 손수 뜨던 목도리였다.
이를 보자마자 박철진은 눈물을 흘렸고, 고낙준은 이해숙을 무사히 구해냈다. “지옥에 가야 기회가 있다잖아요. 나중에라도 여기 와 있는 아내분 안 만날 거예요?”라는 고낙준의 귀띔에 박철진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로써 솜이가 지옥 이탈자일 가능성은 사라지며 솜이가 이영애라는 이해숙의 믿음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하지만 반전은 끝나지 않았다. 방송 말미 진짜 이영애가 등장한 것. 무엇보다 이승도 천국도 아닌 공포스러운 공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한 그의 모습이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