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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작가 귄터 그라스(Gunter Grass)가 향년 87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그라스는 전후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1999년 양철북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당시 스웨덴 한림원은 ‘분노의 바위와 같은 작가’라고 평했다. 비판적인 휴머니즘과 실천적 글쓰기를 대표하는 행동하는 지성이다. 소설뿐만 아니라 시인, 극작가, 조각가 판화가 등 다방면에서 정력적으로 활동해왔다.
그라스는 1927년 폴란드 단치히에서 구멍가게 주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청소년기를 보낸 그라스는 17세의 나이로 나치 친위대원으로 활동하다가 종전을 맞았다. 이후 부상당한 채 미군 포로로 잡혀 1946년까지 포로수용소에서 생활했다. 전후 뒤셀도르프에서 미술을 배웠고 베를린·파리에서 조각가로도 생활했다. 1960년 독일사회민주당 (SPD)에 가입, 핵무기 반대를 외치는 등 진보적 정치활동에 나섰다. 사회민주주의를 적극 지지하며 인종 차별과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참여로 명성을 얻었다.
그라스의 대표작인 ‘양철북’은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그라스는 1958년 양철북의 미완성 초고를 47그룹에서 강독, 그해 47그룹 문학상을 수상했다. 다음해인 1959년에는 양철북을 공식 출간했다. 20년 뒤인 1979년에는 폴커 슐렌도르프 감독이 동명의 영화를 만들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물론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그로부터 20년 뒤 양철북은 그라스에게 노벨문학상을 선사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선정과 관련, “인간들이 떨쳐버리고 싶었던 거짓말, 희생자와 패자같은 잊혀진 역사의 얼굴을 블랙 유모가 가득한 동화로 잘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양철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휘하의 독일을 배경으로 성장을 거부하는 소년 오스카의 모습을 통해 독일 파시즘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1인칭 화자 오스카는 3살 때 추락사고로 성장이 멈춰버린 난쟁이로 독일 나치 정권의 광기어린 행태가 가능했던 사회적 배경을 고발하고 있다. 오스카는 누군가 양철북을 빼앗으려고 하면 소리를 질러 유리를 부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나치 독일의 모습을 상징한다. 성장이 멈춰버린 오스카의 불구적 모습은 나치즘의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전후 독일의 자화상이다. 오스카가 성장을 거부한 때는 독일이 나치 집권기로 들어가는 시절이다.
그라스는 양철북으로 1965년에 게오르그 뷔히너상을 비롯해 폰타네 상, 테오도르 호이스 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다. 1963년 ‘개들의 시절’을 출간해 ‘양철북’, ‘고양이와 쥐’와 함께 3권으로 된 단치히 3부작을 완성했다. 3부작은 전후시대의 독일의 과오를 집중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2006년 8월에는 자서전 ‘양파 껍질을 벗기며’을 통해 평생 숨겨왔던 나치 친위대(SS) 경력을 고백, 독일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용감한 고백이라는 평가와 너무 늦어버린 고백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2012년 4월에는 ‘침묵할 수 없는 것’이라는 시를 발표해 “핵무기 보유국인 이스라엘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며 이란 국민을 말살시킬 수 있는 국가”라고 비난, 논란을 좌초했다. 독일사회에서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적인 비난이 사실상 터부시돼왔기 때문이다.
한편, 독일 작가인 그라스의 타계가 애석한 것은 그가 생전에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김지하, 황석영 등의 작가가 옥고를 치를 때 국제적인 연대를 통해 석방운동을 주도했다. 또 2004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송두율 교수를 석방해 달라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5월에는 중앙대 한독문화연구소 초청으로 방한했으며 소설가 황석영씨와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거부로 무산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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