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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모어는 그의 저서 ‘유토피아’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는 불치병 환자에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사회를 그렸다. 생애 마지막에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유럽, 미주, 호주 등까지 20여개국에서 존엄사를 도입하였다. 최근에는 더 많은 나라가 빠른 속도로 존엄사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존엄사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서 인간다운 죽음의 한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었다.
사단법인 ‘착한법만드는사람들’과 ‘한국존엄사협회’는 엄청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척수염 환자인 이명식 씨를 대리하여 2023년 12월 28일 존엄사법의 부재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기 위한 공익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아직 변론 중이지만 우리 사회에 존엄사의 필요성을 알리는 중요한 소송으로 언론에서 관심을 받았다. 필자도 이 소송에 공동 소송대리인으로 참가하고 있어서 존엄사의 도입에 대하여 상당한 관심이 있다.
헌법재판소는 과거에 국회의 입법형성의 자유 내지 사회적 합의의 부재 등을 이유로 존엄사에 대하여 시기상조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존엄사를 판단할 때 헌법재판소도 시대적 조류의 이해와 함께 헌법적 해석의 확대가 필요하다. 헌법 제10조의 인간 존엄과 가치,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인격권 및 행복추구권은 바로 존엄사를 인정할 헌법적 근거이다. 인간의 존엄은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는 상태를 넘어, 자율성을 지닌 인격적 존재로서 자기 삶을 영위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존엄사에 대하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2024년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존엄사 도입에 찬성한 사람이 82%, 한국리서치에서 한 설문조사는 찬성한 사람이 79%, 최근 불교도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89%가 찬성하였다. 존엄사 도입에 반대하는 단체는 일부 종교단체, 의료단체, 호스피스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 국민이 존엄사 도입에 적극 찬성인 이유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중단되어야 하고, 스스로 존엄한 죽음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및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국회가 존엄사를 입법해야 하나, 국회는 일부 단체들의 눈치 때문에 입법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가 판결의 형식으로 우리 사회의 존엄사의 필요성에 대하여 명확히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
지금 법률이라면 스위스에 간 은중은 자살방조로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상연의 마지막을 돕기 위해 노력한 은중이 처벌되는 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다. 노령과 죽음의 문제는 특정 소수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누구나 늙고 죽으며,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의 문제는 누구에게도 닥칠 수 있는 보편적인 실존의 문제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이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정치와 법의 장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야 할 때다.
■조용주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사법연수원 26기 △대전지법·인천지법·서울남부지법 판사 △대한변협 인가 부동산법·조세법 전문변호사 △안다상속연구소장 △법무법인 안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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