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페이스북 사태가 더 아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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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2-05-29 오전 9:45:00

    수정 2012-05-29 오전 7: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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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9일자 38면에 게재됐습니다.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솔직히 고백하자면, 불과 얼마전까지도 페이스북에 환호하던 팬이었다. 전세계 9억명에 이른다는 사용자수가 말해주듯, 오히려 무성의해 보일 정도의 심플함과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인적 네트워크의 확장성은 페이스북이 가진 매력이었다.

특히 `정보의 투명성과 대칭성`을 내세운 창업정신은 페이스북을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 또는 기업 그 이상으로 만들었다. 실제 `페이스북 이펙트`의 저자인 데이빗 커크패트릭은 페이스북을 "근본적인 투명성에 복무하는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규정했다. 일개 기업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찬사일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하버드대 동창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사실이나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에서 페이스북의 성장성과 주가를 두고 제기됐던 논쟁은 이 기업에 별다른 흠결이 될 수 없었다. 이런저런 해프닝이나 구설수 정도는 거뜬히 견뎌낼 수 있는, 페이스북은 그런 기업이었다.

그런 페이스북이 자신을 믿었던 많은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IPO 직전에 회사 매출 성장에 대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놓고도 주관사와 회사 경영진이 정보를 은폐하거나 일부 기관에만 이런 사실을 제공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법을 어긴 행동이다.

일부 투자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미국 규제당국이 시작한 조사를 통해 결과가 나오겠지만, 이번 의혹에서 더 아쉽고 아프게 느껴지는 부분은 보다 본질적인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이 IT업계 사상 최고인 104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IPO로 조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페이스북이 가진 대중적 지지와 공익성을 꼽고 싶다. 저커버그 CEO 역시 페이스북의 롤모델로 "수익과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신문산업"을 언급한 바 있고, IPO 과정에서도 개인들에게 보다 많은 주식을 배정해 일종의 `국민기업`으로 만들고자 했었다.

"페이스북의 사명은 더 열린 세상, 더 긴밀하게 연결된 세상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더 많은 정보와 인식이 공유될 때 사람들의 삶이 더 나아지고 전세계가 더 잘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비록 현장까지 가진 못했지만, IPO 직전 뉴욕에서 열린 첫 대규모 투자설명회(로드쇼)에서 상영된 회사 소개 동영상에서 저커버그 CEO가 가장 힘줘 언급했던 부분이다. 그리고 구구절절 나열하지 않고도 참석자들을 페이스북이라는 회사에 투자하고 싶게끔 만들어준 가장 멋진 표현이었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정보의 투명성과 기업의 공익성을 강조해온 페이스북이 저지른 정보 은폐와 유출, 정보의 비대칭성을 통한 개인적인 이익 추구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자기 부정이다. 물론 주관사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업데이트된 정보를 투자제안서에 반영하지 않거나 일부 기관에 제공한 것은 경영진의 암묵적 동의가 전제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부인한 페이스북은 이 사태를 얼마나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또한 페이스북이 가졌고, 우리가 기대했던 그런 이상은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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