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 세리머니’ 본 김인성, “우리 팬들 열심히 응원하는데...”

울산과의 코리아컵 결승서 역전 결승 골
"축구하면서 넣었던 골 중 가장 기분 좋아"
  • 등록 2024-11-30 오후 7:58:59

    수정 2024-11-30 오후 7:58:59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포항 스틸러스 김인성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으며 코리아컵 영웅이 됐다.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이 끝나고 열린 시상식에서 포항 김인성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 포항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항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HD와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정규 시간을 1-1로 마쳤다. 이어진 연장전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짜릿한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우승으로 포항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아울러 통산 6회 우승(1996·2008·2012·2013·2023·2024년)을 달성하며 코리아컵 최다 우승 단독 1위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전반전 주민규(울산)에게 선제 실점한 포항은 후반전 들어 힘을 냈다. 후반 24분 정재희가 동점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시간이 갈수록 포항은 신바람을 냈고 울산의 발걸음은 무거워졌다. 해결사로 나선 건 교체 투입된 김인성이었다. 김인성은 연장 후반 7분 김종우의 크로스를 머리로 돌려놓으며 짜릿한 역전 골을 터뜨렸다. 포항은 경기 막판 강현제가 쐐기 골을 터뜨리며 왕좌 사수를 자축했다.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 연장 후반 포항 김인성(7번)이 헤더로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인성은 “최대한 몸이 얼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라며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이런 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기 전) 몸 풀 때부터 많은 팬이 와주셔서 벅차올랐다”라며 “라이벌전이다 보니 다른 경기보다 더 이기고 싶었다. 내가 득점하고 포항이 우승하게 돼 감격스럽고 기쁘다”라고 웃었다.

울산은 김인성의 친정팀이다. 김인성은 2016년부터 6시즌 동안 울산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그는 “원래 몸담았던 팀을 상대로는 세리머니를 자중하는데 이번 골은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라며 “축구하면서 넣었던 골 중 가장 감격스럽고 벅차오르는 기분 좋은 골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자신에게 도움을 준 김종우를 향해서는 “뭐든지 다 해주고 싶다”라며 “포항에 내려가면 맛있는 거 많이 사주려고 한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주민규(울산)가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 연장 후반 포항 김인성(7번)이 역전 헤더골을 성공시킨 뒤 박태하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울산 주민규는 전반 38분 선제골을 넣은 뒤 ‘산책 세리머니’를 했다. 포항 서포터즈가 있는 관중석을 지그시 응시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를 본 김인성은 “좀 그랬다”라며 “우리 팬들이 열심히 응원하시는데 기분이 좋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득점한 뒤엔 그런 생각도 못 하고 감독님께 달려갔다”라며 “고생이 많으셨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포항을 향한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김인성도 그랬다. 그는 “선수단이 많이 바뀌면서 내가 이적해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빨리 호흡을 맞추는 게 어려웠다”라고 떠올렸다.

김인성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엔 강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걱정됐다”라며 “감독님께서 새로운 전술을 입히고 리그 첫 승과 연승으로 1위까지 올랐을 때는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가 강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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