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본격 심의 시작 내년 최저임금, 자영업 위기 직시하길

  • 등록 2025-04-23 오전 5:00:00

    수정 2025-04-23 오전 5:00:00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어제 본격 시작된 가운데 영세사업자들은 물론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해 11~12월 업주 3070명, 근로자 60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적용 효과에 대한 실태 조사’에 담긴 내용이다. 조사에서 사업주의 67.2%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20.9%가 3% 미만의 인상률을 꼽았다. 근로자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답이 15.9%, “3% 미만으로 올려야 한다”는 응답이 25.9%에 달해 관심을 모았다.

조사 결과는 영세사업자들이 느끼는 최저임금 부담이 갈수록 더 큰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1만 30원)에 대해 사업주의 47.4%가 ‘매우 높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같은 질문에 대한 전년도 응답 비율 38.9%보다 8.5%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최저임금까지 과도하게 오른다면 인건비 고통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자영업 폐업 원인의 1순위라지만 인건비 부담 역시 자영업자들을 벼랑으로 몬 큰 원인이라는 지적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폐업 소상공인들의 86.7%는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이유로 인건비를 들었다.

영세사업주라고 무작정 보호받을 수는 없다. 근로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일자리다. 사업주가 빚더미에 눌려 쓰러지고, 근로자는 일터를 잃는 일이 잇따른다면 이는 모두에게 큰 손해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폐업 신고를 한 개인과 법인 사업자는 98만 6000여 곳에 달했다. 내수가 꽁꽁 얼어붙은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는 100만 곳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심의에 참여한 근로자, 사용자 대표와 공익위원 9명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최저임금의 최종 결정이 6·3 대선 후 새 정부 아래서 이뤄질 전망이지만 그렇다고 심의를 건성으로 해서는 안 된다. 경제 현실을 감안한 합리적 검토와 심의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매년 결론을 못 내린 업종별 차등화에 대해서도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손흥민 "레전드"..인정했다
  • 노출금지했는데
  • 아이들 '변신'
  • 시원한 스윙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