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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서한’ 의미는?…“선의로 협상하라”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동시에 150개국이 협상을 원하지만 그렇게 많은 국가를 일일이 볼 수 없다”면서 “향후 2∼3주 이내에 이들 국가에 스콧(베센트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러트닉 상무부 장관)가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그들이 지불해야 하는 것을 알려주는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선 “당장은 주요 교역국 18개국과 협상 체결에 주력하고 있지만 중미나 아프리카 일부 지역 등 지역 단위 협상도 많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 주요 교역국에 해당하는 18개국과는 개별 협상을 진행하고, 그외는 지역 단위로 관세율을 정하는 등 협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센트 장관의 이처럼 강경한 발언은 관세 협상이 얼마나 난항을 겪고 있는지 보여준다”면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들이 미국과의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한 것과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월마트, 관세 비용 일부 감수할것”
이날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혼란에 대해서도 질문 받았다. 그는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전략에 대해 ‘전략적 불확실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에 너무 많은 확신을 주면 그들은 협상에서 우리를 이용하려 들 것”이라면서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면 미국인과 미국 근로자, 소매업체 모두 더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미국 대형유통업체 월마트는 실적 발표와 함께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소셜미디어(SNS)에 “월마트는 체인 전반에 걸친 가격 인상 이유로 관세를 탓하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는 글을 남겨 월마트에 가격 인상 계획 철회를 압박했다.
“무디스는 후행지표, 강등은 바이든 탓”
지난 16일 무디스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를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이자 비용을 포함한 의무적 지출이 총 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약 73%에서 2035년 약 78%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과세와 지출에 대한 조정이 없다면 예산의 유연성이 제한적인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우려했다.
1949년 이후 처음으로 무디스가 미국의 최고 등급을 박탈한 것으로, 이번 결정으로 미국은 피치, S&P글로벌에 이어 3대 평가사 모두로부터 ‘트리플A’ 등급을 잃게 됐다.
이와 관련해 베센트 장관은 “신용평가사들의 등급은 후행 지표”라고 “그다지 신빙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을 조정하는 시점에는 이미 모든 것이 시장에 반영됐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베센트 장관은 이번 등급 강등이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의 재정적자를 물려받았다면서 정부 지출을 줄이고 경제 성장을 촉진해 부채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