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그제 ‘일자리 정책 로드맵’을 내놨다. 핵심은 공무원 증원 등 공공부문에서 8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혁신형창업 촉진과 신산업·서비스업 육성, 사회적 경제 활성화로 민간부문 고용도 늘리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남용 방지 등 근무 여건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일자리의 양과 질을 다 잡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저성장·양극화의 현실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국가적 과제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로드맵은 큰 틀에서 당연히 추진돼야 하는 방향이다. 구멍이 적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가 대표적이다. 공무원 17만 4000명 채용에만도 30년간 327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을뿐더러 재정 부담까지 고려하면 지속가능성에서 문제를 드러낸다.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도 그렇다. 협동조합 취업유발계수는 38.2명으로 일반 법인 12.9명의 3배나 되는 등 사회적경제는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사회적기업 1506곳 중 흑자를 내는 곳은 356곳에 불과한 현실이다. 자생력을 못 갖춘 곳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정부 지원은 자칫 부실기업만 양산할 우려가 있다.
더 큰 문제는 민간부문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한다면서도 규제 혁파나 고용 유연성 제고 등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낼 실질적인 유인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되레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 부담을 늘리는 친(親)노동 정책만 대거 포함돼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등 경제활성화법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다. 이러고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민간부문에서 창출하는 것이다. 일자리 확충의 성패가 민간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기업들은 지금 정부의 노동계 편향정책 등 각종 규제로 투자 심리가 한껏 위축된 상황이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풀고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등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다. 경제활성화법 처리도 서둘러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