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신갈나무 투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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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숲.. 무엇으로 보답할까
  • 등록 2011-05-12 오전 7:16:10

    수정 2011-05-12 오전 7:16:10

[경향닷컴 제공] ▲ 신갈나무 투쟁기 | 차윤정·전승훈·지성사

모처럼 맞이한 5월 초 연휴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제주 사려니숲을 걸었다. 봄비를 흠뻑 맞은 뒤여서 그런지 숲의 모습은 신비롭고 다채로웠으며, 우리 가족은 일상에서는 맡을 수 없는 그윽한 숲의 향기, 그리고 도시에서는 들을 수 없는 오묘한 숲의 소리에 취해 그곳을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제주 방언으로 ‘신성한 숲속’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는 사려니숲 산책은 숲이 인간에게 얼마나 커다란 축복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행복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더 오랫동안 울창하고 넉넉한 숲의 그늘에서 뛰어놀지 못해 아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득 이 책이 떠올랐다.

철저하게 나무의 관점에서 쓰여진 <신갈나무 투쟁기>.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오롯이 나무가 되어볼 수 있다. 지배자인 인간의 입장이 아니라 다른 식물과 힘겨운 생존 투쟁을 해야 하며, 동물들에게 열매를 착취당하고,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어야만 하는 나무의 입장을, 숲의 입장을 이해해볼 수 있다. “베풀고 사는 생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누가 그런 말을 하는가…. 먹고사는 곤충이 건강해야 새들이 건강하고 그래야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된다고 하던가.

나비가 날아드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무리는 또 누구인가. 한 마리의 나비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식물이 먹히고 또한 얼마나 많은 식물이 공포에 떨었던가. 차라리 건전한 생태계란 무수한 희생으로 이루어진다고 정확하게만 말해주어도 나무에게는 위안이 될 것이다.”

‘숲은 어머니’라고 했던가?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숲 속에 있으면 태아로 돌아가 태곳적 평화로움을 경험한다. 죽어가는 숲을 살려야 한다. 마치 어머니를 살리는 마음으로 말이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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