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각살우 우려 큰 상법 개정, 자본시장법 손질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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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2-25 오전 5:00:00

    수정 2025-02-25 오전 5:00:00

더불어민주당이 재계의 반대와 정부·여당의 부작용 우려를 외면한 채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4일 민주당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을 논의한 데 이어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힌 게 핵심이다.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확대하는 내용도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상법 개정 대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핀셋 규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기업의 잘못된 행태는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 불투명한 물적분할 등은 오랫동안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샀다. 이재명 대표는 작년 11월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적분할 등을 통해 알맹이를 빼먹는 부당 거래를 허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는데 이는 타당한 지적이다. 상법 개정의 가장 큰 명분은 주주 가치 훼손을 막는 데 있다.

그러나 그 수단으로 상법 개정이라는 ‘큰 칼’을 빼든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상법은 102만 개에 이르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논란이 된 것은 상장기업의 그릇된 행태다. 그렇다면 코스피·코스닥 상장법인 2464개사를 규제하는 자본시장법을 고치는 게 더 효율적이다. 대한상의 등 경제 8단체는 23일 긴급 성명을 내고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자본시장법에 핀셋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은 소송 남발,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침해를 부를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16개 그룹 사장단이 이례적으로 긴급 공동성명을 낸 데는 바로 이런 우려가 깔려 있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마음만 먹으면 법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힘이 센 만큼 책임이 따른다. 무엇보다 상법 개정은 기업주도 성장을 누차 강조한 이 대표의 중도보수론과 충돌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이 대표가 겉으론 ‘친기업 코스프레’를 하면서 속으론 ‘반기업 극좌 정치인의 본색’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투망식 상법 개정은 뿔을 고치려다 소를 죽일 수 있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자본시장법 개정 대안을 수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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