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락된 듯했던 생리대의 유해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생리대의 유해성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대해 학계의 반박이 제기된 것이다. 이 문제를 처음 꺼냈던 김만구 강원대 교수는 식약처의 결론에 대해 ‘대국민 사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식약처의 검증실험 방법에서부터 문제가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생리대를 잘게 잘라 초저온으로 동결·분쇄한 뒤 가열할 때 뿜어져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측정했다는 식약처의 실험이 기본적으로 잘못됐다는 얘기다. VOCs는 상온에서도 쉽게 휘발하는 유기화합물이므로 일단 자르는 과정에서부터 그 일부가 공중으로 날아가기 마련이라고 김 교수는 주장한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쳐 분석이 이뤄졌다”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된다는 것이 문제다.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로서는 이런 주장이 발표될 때마다 귀를 기울이지만 어느 쪽에도 선뜻 동조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미 가습기 살균제나 미세먼지 및 질소산화물을 함유한 경유차 배출가스 정책에서 거듭 허점을 드러낸 정부 당국의 책임이 작지 않다.
더욱이 김 교수가 식약처의 실험방법에 대해 과거 컵라면의 환경호르몬 검출실험 사례까지 거론하며 ‘엉터리’라고 주장하는 배경을 무시하기 어렵다. 그는 더 나아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VOCs가 휘발하지 않도록 생리대를 꽁꽁 얼렸다는 식약처 관계자의 답변에 대해서도 “새빨간 거짓말이며 위증”이라고까지 공격하고 있다. 그의 견해를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다고 해도 법적 책임까지 감수하면서 내세우는 주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실험 과정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서도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하는 불만이나 의혹도 이어지고 있다. 생리대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거나 생리 기간이 갈수록 미뤄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등의 사례들이 그것이다.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해소하려면 식약처와 김 교수가 공동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의 혼란과 피해만 키우게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