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주식 팔던 외국인..진정모드 접어들까

  • 등록 2012-11-21 오전 7:40:15

    수정 2012-11-21 오전 7:40:15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슬쩍 발을 빼고 있다. 이달 부쩍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누적 규모는 15조원대를 넘어섰지만, 연일 계속되는 매도에 순매수 규모는 13조원대로 내려왔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000억원 가량 팔자 우위를 기록했다. 20일 반짝 ‘사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순매수 규모는 500억원 남짓에 그쳤다.

이처럼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일차적인 원인은 세계 경기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재정절벽과 유럽 재정위기 등에 대한 불안감이 외국인을 민감하게 만들고 있는 것. 여기에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의 환차익 기대감도 낮아져 그만큼 자금을 뺄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은 환율 1100~1200원 사이에서 국내 주식을 사들이다가 1100원을 밑돌면 순매도로 전환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셀코리아’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연말까지 다시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더 팔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의 아시아 국가에 대한 매수 여력이 여전히 큰 상황인 만큼, 쉽게 한국 주식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8주 연속 코스피를 순매도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 자금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펀드 자금이 신흥국 아시아를 매수하는 펀드로 강하게 유입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국에 대해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아시아 국가 중에서 순매도 강도가 한국이 제일 강하기는 하지만, 올해 연간 전체 유입된 자금 전체로 보면 강도는 약한 편”이라면서 “한국은 올해 누적 기준으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아시아 국가 중 인도 다음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주가 하락으로 가격 매력이 커진 점도 이유로 꼽혔다. 이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과 올해 7월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깨고 내려갈 때마다 외국인은 열심히 주식을 사들였다”면서 “미국 재정절벽이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만으로도 안전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 7월 이후 한국의 주가가 다른 이머징 주요 시장에 비해 더 많이 오르면서 가격 매력이 낮아졌다”면서 “그래서 최근 글로벌 자금은 중국으로 몰리는 양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시 코스피가 1800선으로 내려오면서 가격 매력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다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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