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무너진 6천억달러 수출탑…내년에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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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6000억달러 수출탑]
12월20일까지 수출액 5271억…전년比 10.3%↓
10년 만에 두자릿수 마이너스 성장 우려도
내년 1분기 반등 기대하지만…불확실성 여전
활로 모색하던 신남방서도 수출 감소해 타격
  • 등록 2019-12-30 오전 5:00:00

    수정 2019-12-30 오전 8:45:45

부산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모습.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해 일궈냈던 6000억달러(약 700조원) ‘수출의 탑’이 1년 만에 무너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수출 영토를 넓히기 위해 추진한 신남방 정책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 반등을 기대하지만 대내외 곳곳에 잠복한 악재 탓에 장담하기 어렵다. 정부 기대대로 수출이 반등하더라도 6000억달러 재탈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관세청이 집계한 올 12월20일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전년보다 10.3% 줄어든 5271억달러에 그쳤다. 정부가 올해 목표로 했던 6000억달러 2년 연속 달성은 진작에 물 건너갔다. 12월1~20일 수출액이 304억달러다. 남은 열흘 동안 729억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건 불가능하다. 오히려 13개월 연속 수출 감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액이 10년 만에 두자릿수 마이너스 성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1~11월 반도체 수출액은 867억달러로 지난해(1179억달러)보다 26.5% 줄어든 영향이 결정적이다. 11월 기준 국제 D램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60.9%,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9.1% 낮은 수준이다. 올 들어 11월25일까지의 반도체 수출 물량은 6.2% 증가했음에도 수출액이 큰 폭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는 한때 우리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했으나 5분의 1 이하로 줄었다.

반도체뿐 아니다. 일반기계부터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 우리나라 수출 10대 업종 중 자동차와 선박을 뺀 8개 업종의 수출액이 전년보다 줄었다. 미·중 무역갈등과 그에 따른 국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악재가 겹쳤다.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며 추진한 동남아 중심의 수출국 다변화 전략도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신남방 정책에도 불구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수출은 오히려 4.6%(1~11월) 감소했다.

문제는 내년 반등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상승할 것이라던 반도체 시세는 요지부동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불씨도 여전하다. 소폭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6000억달러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 내년 수출액이 올해 전망치(5458억달러)에서 2.5% 늘어난 5597억달러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수출도 안 좋은 만큼 현 수출 부진을 국제 경기 탓만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 비용구조 약화 등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린 다른 요인을 파악해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대로면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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