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당구여제' 김가영의 8연속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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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치기, 장비 이상도 막지 못한 압도적 실력
"꾸준한 성적 내는 비결은 욕심 비우는 것" 강조
  • 등록 2025-06-23 오후 12:03:44

    수정 2025-06-23 오후 12:20:24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벌써 8연속 우승이다. 이제 김가영(42·하나카드)의 우승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가 도중에 탈락하는 모습이 더 어색해 보일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 당연한 것은 없다. 특히 스포츠 세계는 더욱 그렇다. 김가영의 8연속 우승도 당연하게 이뤄진 것은 결코 아니다.

프로당구 LPBA에서 8연속 우승 대기록을 수립한 ‘당구여제’ 김가영. 사진=PBA
김가영이 프로당구 LPBA 8연속 우승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PBA
김가영은 지난 22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 2025’ LPBA 결승전(7전 4선승제)서 차유람(휴온스)을 세트스코어 4-0(11-1 11-6 11-2 11-6)으로 승리, 우승 상금 4000만원과 함께 통산 15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을 포함해 7연속 우승으로 지난 시즌을 마무리한 김가영은 2025~26시즌 개막전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8개 투어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갔다. 통산 15번째 우승. 우승 상금 4000만원을 추가해 누적 우승 상금은 7억원(7억2080만원)을 돌파했다.

아울러 김가영은 LPBA 결승전이 2021~22시즌부터 7전4선승제로 치러진 이래 처음으로 세트스코어 4-0 승리 기록도 세웠다.

이날 결승전에서 걸린 시간은 겨우 76분이었다. 이는 2023~24시즌 9차 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김민아(NH농협카드)가 세운 97분을 21분이나 앞당긴 결승전 최단 시간 기록이었다.

김가영은 우승 인터뷰에서 “우승은 언제 해도 당연히 기분이 좋다”며 “운이 많아 따랐다. 결승전에서 차유람 선수가 고전한 것 같아 수월하게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은 쉬웠지만 우승까지 오는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두 번의 큰 고비가 있었다. 4전 3선승제로 치러진 32강전에선 히다 오리에(SK렌터카)와 세트스코어 2-2로 팽팽히 맞선 뒤 승부치기 끝에 간신히 이겼다.

김가영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LPBA에서 승부치기를 처음 해봤다”며 “초구에 뱅크샷이 들어가 이기긴 했지만 사실 운이 좋아 맞은 공이었다”고 말했다.

더 큰 위기가 곧바로 이어졌다. 서한솔(우리금융캐피탈)과 16깅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겼지만 경기 내내 고전했다. 김가영 답지 않게 애버리지가 0.755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공이 잘 맞지 않는 것이 본인의 컨디션 문제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찌어찌해서 이기고 돌아와 확인해보니 장비에 문제가 있었다.

큐로 불리는 당구채는 나무로 제작된 상대 맨 끝에 주로 가죽이나 합성수지로 된 팁이 붙어 있다. 당구공을 칠 때 큐로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팁을 잘 다듬어야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보낼 수 있다.

상대와 팁을 서로 붙여 고정하는 부분을 선골 또는 페럴이라고 한다. 그런데 서한솔과 경기를 마치고 확인해본 결과 그 선골이 벌어져 있었던 것. 공을 칠 때마다 큐가 흔들리고 깨지는 느낌을 받았다.

김가영은 “솔직히 그 경기는 멘붕 상태에서 치렀다”며 “오차가 계속 나는데도 그냥 내가 긴장해서 실수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돌아가 연습실에서 확인해보니 장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런 장비의 문제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큐가 잘못됐다고 애버리지가 빠지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고 더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가영은 연속 우승을 이어가는 원동력에 대해 ‘계속 비워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켓볼 선수 시절부터 항상 느끼는 것은 하다 보니 결과가 나오는거지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이뤄진 결과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우승이나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비워내려고 노력한다”며 “굳이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옆에서 계속 많은 얘기를 해준다”고 한 뒤 미소 지었다.

이미 엄청난 업적을 이뤘지만 김가영은 질주를 멈출 생각이 없다. 그는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떨어질 때 더 아프지 않나. 그래서 최대한 늦게 떨어지려고 더 노력하는 것 같다”며 “어차피 아플 거 더 높이 올라가보고 나중에 떨어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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