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회장은 이듬 해 아리조나 주립대학의 한 초청 강연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위기 당시 우리 위기관리팀의 팀워크는 강했고, 그것이 우리 기업에 대한 테스트였다 생각한다. 지금도 100여 페이지가 넘는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가장 소중한 한 페이지를 고르라 한다면 나는 위기관리팀의 연락처 정보들을 취할 것”이라면서 자사의 위기관리팀을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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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기업 오너와 대표이사들은 위기 시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논의한 방향으로 잘 대응해 주세요. 부탁합니다.” 이 말을 들은 임원들은 그 부탁에 ‘누가(who?)’가 명시되지 않았던 것에 주목한다. 임원들간에 그 ‘누가(who?)’라는 주체에 대해 역할과 책임을 다시 나누게 되고, 정치적 정리가 되면서 결국 실제 대응은 지연되거나 생략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원래부터 ‘지는 싸움’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예민한 임원들은 그 과정에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오너나 대표이사가 정하는, 그리고 자사 위기관리 매뉴얼상에 적시되어 있는 강력한 개념 ‘누가(who?)’는 위기관리의 핵심이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누가(who?)’와 관련된 부분이다. 그 부분을 우리는 ‘위기관리 조직’이라 부른다. 그 조직에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한다라는 가이드라인이 따라 붙게 된다. 정확한 책임과 역할(Role & Responsibility)이 제시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도 그렇다. “잘 훈련된 대변인 하나라면 천군만마 부럽지 않다”는 말이 있다. 평시와 위기 시를 넘나들면서 정제된 전략적 메시징에 능숙한 대변인 또한 위기관리 조직 내에 위치한다.
최고 의사결정자인 오너와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다. 위기 시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의사결정 사안들에 대해 평시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한 간접 경험은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 자산이다. 적시에 내려지는 전략적 의사결정만큼 일선에서 목말라 하는 지원이 없다. 위기관리 자체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법무, 대관, 홍보, 기획, 재무, 마케팅, 영업, 기술, 생산, 인사, 총무 등 수 많은 조직 내 부서들이 각각 위기 시 그들의 역할과 책임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매뉴얼에 적시되어 있다는 사실로만 안심하는 것이 아니다. 평시 반복되는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학습지가 아닌 경험지로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익숙해 져야 한다.
훈련된 강력한 위기관리 조직이 생겨난 뒤에야 기업에게는 일사불란 한 위기대응이라는 가치가 생겨난다. 평시와 위기 시를 거쳐 이어지는 사일로를 파괴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 협업의 가치 속에서 외부에서 볼 때 조직이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 의사결정자들의 위기관리 리더십도 그 후에 빛나게 된다.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많은 것들을 점검하고 준비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이야기했다. 그 다음은 위기관리 조직에 대한 관심이다. 위기관리 조직의 구성과 인식 개발, 훈련과 시뮬레이션의 지원 등은 최고 의사결정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탐내야 하는 것들이다.
마텔의 밥 에커트 회장이 왜 백여 페이지 매뉴얼에서 비상연락망 딱 한 장을 그리 소중하게 여기는지는 실제로 강한 위기관리 조직을 운영해 본 리더라면 누구나 공감 할 것이다. 부러우면 지는 게임이 위기관리다.
필자 정용민은 누구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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